"은행 안 부럽네" 5대 증권사 돈 쓸어담았다…상반기 순익 7.8조

방윤영 기자, 김나경 기자, 조철희 기자
2026.08.13 07:00

[5대 증권사 역대급 실적] (종합)

미래에셋증권 2분기 순익 2조 육박…스페이스X 평가익 1.6조 반영

미래에셋증권 2026년 2분기 실적(감사 전)/그래픽=최헌정

미래에셋증권이 2분기 2조원에 육박하는 지배주주순이익 1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재차 갈아치웠다. 업계 최초로 2개 분기 연속 순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스페이스X 평가이익 약 1조6000억원이 반영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성과를 제외하더라도 경상적인 이익 창출력이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 2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세전이익, 스페이스X 비중은 64%

미래에셋증권은 12일 2분기 연결기준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90% 증가한 1조9052억원, 세전이익은 전분기보다 86% 늘어난 2조528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배주주 자기자본은 13% 증가한 16조원, 연환산 연결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0%포인트 상승한 39.5%다.

스페이스X 관련 대규모 평가이익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2분기 세전이익에 스페이스X 관련 평가이익 1조6242억원이 반영됐다. 평가이익은 상장주식 자산을 지난 6월말 종가 170.86달러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다. 세전이익에서 스페이스X 평가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64%에 달한다. 이를 제외한 세전이익은 9044억원이다.

상반기 누적 기준 세전이익은 전년 대비 349% 늘어난 3조8863억원, 당기순이익은 337% 증가한 2조9072억원이다. 상반기 기준 스페이스X 평가이익은 총 2조5659억원으로 이를 제외한 상반기 세전이익은 1조3204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말 연결기준(해외법인 포함) 스페이스X 평가 규모는 5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주가 변동성이 손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한다. 당장 3분기에도 스페이스X 평가손익이 전체 이익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다. 스페이스X는 2분기 종료일인 지난 6월말 170달러 수준이었으나 3분기 진입 이후 보호예수(락업) 해제에 따른 수급 우려로 주가가 하락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단기 변동성은 나타날 수 있으나 연단위로 보면 수익 기여도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이날 어닝콜에서 "저희가 스페이스X를 바라보는 관점은 단순한 우주발사체 기업이 아니라 스타링크를 기반으로 한 우주통신, AI(인공지능), 국가 안보를 연결하는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플랫폼"이라며 "투자의 본질은 단기적인 가격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 가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강혁 경영혁신부문 전무는 "스페이스X 평균 취득 단가는 34달러이고 상장 직전인 올 1분기 말 평가 단가는 105달러였다"며 "락업 해제에 따른 수급 부담이라는 악재 상황에서도 주가 수준은 공모가인 135달러 근처에 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분기 단위로는 스페이스X가 수익에 플러스,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으나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직적 AI(인공지능) 사업 기반을 갖춘 기업으로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연 단위로는 당사의 상당한 수익 기여를 할 자산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단기 주가 변동은 우려할 사항이 아니며, 미래에셋증권의 주가 프리미엄 요인이 될 수는 있어도 디스카운트 요인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스페이스X 주가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한다. 1차적으로 상장 과정에서 추가로 배정받은 물량 약 3000억원에 대해 주가 변동성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헤지했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펀드를 통해 초기 투자된 상태로 락업이 걸려 있어 당장 헤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2분기에는 상장과정에서 코너스톤(상장 전 사전배정)으로 받은 3000억원에 대해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OCI) 자본항목으로 분류해 손익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조치했다. FVOCI는 금융자산을 평가할 때 가치변동(평가손익)을 당기순이익에 바로 반영하지 않고 기타포괄손익(자본)에 따라 모아두는 자산을 말한다. 앞으로 락업이 순차적으로 해지되면 상황을 보면서 추가 헤지 등 여러 방안을 통해 스페이스X가 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 5월26일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 있는 한 건물에 스페이스X의 로고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AP) /사진=유세진

◆ "스페이스X 제외해도 이익 창출력 개선"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성과를 제외하더라도 WM(자산관리), 브로커리지, 트레이딩 등 주요 산업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부회장은 "중요한 건 스페이스X 성과를 제외하더라도 미래에셋증권의 경상적인 이익 창출력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번 실적은 미래에셋증권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고객자산 확대와 거래 활성화에 힘입어 브로커리지·WM 부문을 중심으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2분기 브로커리지 수익은 625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6% 증가했다. 금융상품판매 수수료 수익도 1310억원으로 지난 1분기(1125억원)를 뛰어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내외 총 고객자산(AUM)은 784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124조원 늘었다.

연금자산은 지난 6월말 기준 80조원을 돌파했다. 해외법인은 경상수익 성장과 투자자산 평가이익에 힘입어 세전이익 6091억원을 기록했다. 트레이딩·기타금융손익은 전분기보다 107% 증가한 8369억원, IB(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은 65% 늘어난 428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투자플랫폼을 중심으로 차세대 자산관리 생태계를 확장하고 디지털엑스(Digital X·옛 코빗)와 시너지를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5대 증권사 상반기 순익 7.8조 역대최대, '수수료·이자·운용이익' 날개

부제 : 2Q 순이익 4.5조원, 1년 새 153% 급등 코스피 월평균 거래대금 50조원으로 늘자 증권사 브로커리지·자산관리 수수료이익↑ 신용융자 급증으로 이자이익도 '효자항목' ETF 거래 활성화에 LP 증권사 운용이익↑ 7월 거래대금 26% 감소해 하반기엔 '글쎄'

2분기 5대 증권사 당기순이익/그래픽=김현정

올해 상반기 5대 증권사들이 7조8000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가 6월 9110선까지 오르며 주식·ETF(상장지수펀드) 거래대금이 급증해 수수료·이자·운용이익에 날개를 달았다. IB(기업금융)보다는 개인·WM(자산관리) 부문에서 역대급 이익을 낸 것이 특징으로 2분기에만 순익이 153% 늘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NH투자·키움)의 순익은 총 7조763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순익(3조1832억원)의 2.4배를 벌어들인 것으로 1년 새 144% 증가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올 상반기 2조9072억원의 순익을 내면서 지난해 상반기 1위였던 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리딩증권' 왕좌에 올랐다. 미래에셋증권의 순익 증가율은 338%로 타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1조252억원)에 이어 올해(1조7311억원)에도 1조원이 넘는 순익을 기록했다.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이 1조1580억원으로 반기 순익이 1조원을 넘어섰고, NH투자증권(9651억원), 삼성증권(9391억원)도 '1조 클럽'을 목전에 뒀다.

2분기에는 지난분기 기록했던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미래에셋증권 1조9052억원, 한국투자증권 9464억원을 비롯해 키움증권(6806억원), NH투자증권(4894억원), 삼성증권(4882억원) 등 4조5098억원의 순익을 냈다. 지난해 2분기(1조7841억원)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1년 새 153% 늘었다.

2분기 코스피 랠리에 따른 주식·ETF 거래대금 증가가 증권사들의 역대급 실적으로 직결됐다. 증권사들은 투자자가 주식·ETF 등 유가증권을 거래할 때마다 한국거래소-개인투자자를 연결해주는 대가로 브로커리지(중개) 수수료를 받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월평균 코스피 거래대금은 올해 1월 약 27조원에서 5월과 6월 각 50조원으로 급증했다.

월평균 거래대금이 50조원으로 늘면서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이익도 덩달아 증가했다. 국내주식 약정 시장점유율이 12%대인 미래에셋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이익은 1분기 4594억원에서 2분기 6256억원으로 36% 늘었다. 미래에셋 브로커리지 이익만 상반기 1조원을 넘어섰다. 한투증권 브로커리지 이익 또한 1분기 2486억원(별도 재무제표 기준)에서 2분기 3497억원으로 41% 뛰었다.

개인 주식거래 시장 점유율이 25%인 키움증권은 주식 수수료이익이 1분기 3115억원, 2분기 4519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의 직접 거래에 따른 중개수수료뿐 아니라 금융상품 판매·자문 등 WM(자산관리) 수수료 이익도 함께 늘었다. 고액자산가 비중이 높은 삼성증권은 자산 1억원 이상 고객이 2분기 57만2000명으로 1년 전(30만5000명)에 비해 88% 급증했다. 개인 고객자산은 같은 기간 356조원에서 652조원으로 불어났고, 금융상품 판매수익은 같은기간 225% 증가한 1154억을 기록했다. 파생결합증권, 랩어카운트, 펀드 등 상품 판매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상반기 5대 증권사 당기순이익/그래픽=김현정

은행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이자이익도 증권사 실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효자 종목'이 됐다. 개인의 주식거래가 느는 과정에서 신용융자거래 또한 급증하면서 증권사의 이자이익이 커졌다. 올 2분기 키움증권 신용공여 이자손익은 1380억원으로 1년 새 63% 늘었다. NH투자증권의 순이자수익은 1분기 2655억원, 2분기 2524억원으로 집계돼 상반기에만 5000억 이상의 순수익을 냈다.

유상증자·M&A(인수합병) 거래 등 IB부문의 실적이 증권사에 따라 희비가 갈렸지만, 운용이익은 공통적으로 늘었다. 특히 ETF 순자산이 500조원을 돌파하는 등 2분기 ETF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LP(유동성공급자) 역할을 한 증권사들의 운용이익도 동반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 2분기 상품운용손익은 2892억원으로 1년 새 156% 늘었고, 미래에셋의 트레이딩·기타금융손익은 상반기 1조241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상반기 최대실적의 1등 공신이었던 주식 거래대금은 하반기에는 긍정적 재료는 아니다. 7월 평균 거래대금은 약 37조원으로 지난 6월에 비해 26% 감소했다. 업계에서도 이번달 주식 거래량 감소를 고려할 때 브로커리지·WM수수료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급격한 실적 성장에 따른 성과급 등 판매관리비용 증가, 교육세율 개편에 따른 교육세 부담 확대 또한 복병으로 꼽힌다.

은행 아성 넘보는 증권사, 금융권 지각변동?

증권사-은행 2분기 순이익 순위/그래픽=이지혜

은행의 그늘에 가려있던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앞세워 은행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증시 활황을 등에 업은 대형 증권사들이 분기 수천억원에서 1조원대 순이익을 거두면서 일부는 이미 대형 은행의 실적까지 넘어섰다. 은행 중심이었던 금융지주 안에서도 증권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은행이 여전히 금융권의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담당하지만 자본시장 성장과 함께 증권사가 새로운 이익축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 한투·키움, 일부 대형은행 추월…금융지주 내 증권사 위상 커져

주요 은행과 증권사의 2분기 순이익을 비교하면 달라진 증권사의 위상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순이익(1조9052억원)이 5대 은행을 모두 넘어섰다. 신한은행이 1조3015억원, KB국민은행 1조1240억원, 하나은행 1조212억원을 앞질렀다. 한국투자증권(9464억원)은 우리은행(8427억원)을 넘어섰고, 키움증권(6806억원)도 NH농협은행(6052억원)보다 많은 순이익을 냈다. 대형 증권사의 분기 이익이 주요 은행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규모까지 커진 것이다.

증권사의 약진은 금융지주 내부에서도 나타난다. NH투자증권·KB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우리투자증권 등 5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약 2조63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NH농협금융에선 NH투자증권의 순이익(9651억원)이 NH농협은행 순이익(1조1629억원)의 83%까지 올라왔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지주 내 실적 비중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KB증권은 상반기 7963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고, 신한투자증권도 5777억원으로 123% 증가했다. 여전히 은행이 금융지주 전체 이익의 중심이긴 하지만 올해 금융지주의 추가적인 이익 성장을 증권 계열사가 강하게 뒷받침한 것이다.

금융지주가 증권사의 자본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도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 KB금융은 지난 2월 KB증권에 700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7월에도 1조원을 추가 배치했다. NH농협금융도 지난 6월 NH투자증권에 40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우리투자증권에 1조원을 투입해 자기자본을 2조원대로 끌어올렸다. 금융지주들이 은행 이외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증권 계열사의 체급을 키우는 모습이다.

증권사에 자본이 몰리는 것은 자기자본이 영업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자기자본이 늘어나면 기업금융과 인수금융, 모험자본 공급 등에서 대형 거래를 수행할 여력이 커진다. 자기자본 규모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과 발행어음·IMA(종합투자계좌) 등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주요 요건이기도 하다.

상반기 5대 증권사 당기순이익/그래픽=김현정

◆ "은행 일변도 금융권 이익 지형 달라지는 신호 뚜렷"

최근 증권사의 이익 확대에는 자금의 자본시장 이동도 영향을 미쳤다. 증시 활황으로 주식과 ETF(상장지수펀드) 거래가 늘어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증가했다. 신용융자가 늘어 이자이익도 커졌다. 주가 상승으로 고객자산이 불어나면 금융상품 판매와 자산관리(WM) 수수료까지 증가한다. 퇴직연금과 연금저축 등 장기 자산이 증권사로 유입된 것도 수익 기반이 넓어진 요인이다.

은행은 대출과 예대마진을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지만 가계대출 관리와 자본규제 등으로 성장에 제약을 받는다. 반면 증권사는 시장 변동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자본시장이 성장할 경우 브로커리지와 WM, IB(투자은행), 트레이딩 등 여러 수익원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

은행과 증권의 이익 규모를 단순 비교하는 데에는 한계도 있다. 은행의 이익은 상대적으로 반복 가능성이 높은 반면 증권사의 실적은 증시와 거래대금, 금리, 보유자산 평가손익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순이익이 주요 은행을 모두 넘어선 데에는 스페이스X 평가이익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사가 은행을 대체한다기보다 자본시장 확대에 따라 금융산업의 두 번째 핵심 이익축으로 성장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최근 증권사의 이익 변동성이 은행보다 큰 만큼 한두 분기 실적만으로 은행과 증권사의 구조적 역전을 말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 일변도였던 금융권의 이익 지형이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는 뚜렷해지고 있다"며 "은행 중심이던 국내 금융산업에서 증권업의 위상이 얼마나 더 커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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