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 대리 금소법 적용되나, 금감원 '투자중개' 판단에 과징금 갈린다

김나경 기자
2026.09.02 16:52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 미배정 사태
'청약 대리' 투자중개업 vs 단순대행 관건
투자중개업 해당시 금소법 적용 가능
위반시 투자액 연동 과징금 산정, 금전제재↑
앤트로픽 IPO 등 증권사 청약 대행에 파장

스페이스X 기업공개 관련 국내 증권 및 운용사 검사 현황/그래픽=김현정

금융감독원이 스페이스X IPO(기업공개) 공모주 청약과 관련 미래에셋증권 등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투자매매·중개 행위로 보고 과징금을 산정할지 주목된다. '청약의 대리'를 상법상 단순 대리가 아닌 자본시장법상 투자중개업으로 판단할 경우 금융소비자보호법까지 적용, 투자액에 연동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어떤 판단이 나오느냐에 따라 과징금 규모는 물론 오픈AI·앤트로픽 등 후속 해외 IPO 청약 대행 서비스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금감원은 스페이스X IPO 청약 투자자 유형·수, 모금액, 조사 결과 등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에 "검사 결과를 처리 중이며 구체적인 검사 항목은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금감원에서는 공모주 청약을 대리한 미래에셋증권과 스페이스X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허위광고 논란이 일었던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대해 지난 6월 현장 검사를 진행한 후 검사 결과를 처리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금감원이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투자중개업'으로 보고 금소법을 적용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자본시장법상 투자중개업은 타인의 계산으로 증권의 발행·인수에 대한 청약의 권유 등을 영업으로 하는 것이다.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 대리를 청약의 권유라고 판단하면 자본시장법, 나아가 금소법까지 적용할 수 있다.

금소법 적용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이에 따라 과징금 규모가 갈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개정된 금융소비자보호 감독규정에 따르면 투자성 상품에 대해서는 투자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한다. 미래에셋증권을 통한 전문투자자들의 청약 모집금은 5억달러(현 환율 기준 6842억원)으로 최대 50%(3421억원)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 위법성 정도, 단순 절차 위반 여부, 사후수습 노력 등에 따라 과징금은 절반으로 감경될 수 있다.

금투업계에서는 공모주 청약의 대리를 상법상 대리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청약을 권유하는 것이 아닌 위임·대리 행위이기 때문에 상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상법을 적용할 경우 위임·대리 계약 이행 과정에서의 선관주의 의무, 신의성실의 원칙 등을 따져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 다만 자본시장법이나 금소법에 비해 금전제재나 손해배상 금액 자체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에서는 금감원이 투자중개업을 적용해 금소법상 판매원칙까지도 살펴볼 것으로 예상한다. 법률사무소 클라비스 김현석 변호사는 사견을 전제로 "고객의 청약을 접수하고 자금을 받아서 해외 주관에 청약을 넣는 방식으로 절차가 진행됐는데 단순 대행이라기보다 자본시장법상 투자중개업에 해당될 여지가 크다"며 "고객의 주문이 유효한 청약으로 제출되지 않았거나 청약 절차를 잘못 처리한 사실이 있다면 자본시장법상 신의성실의 원칙,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등을 두고 다툴 수 있다"고 짚었다.

금감원 출신 변호사들도 금감원이 투자중개업으로 판단해 금소법상 원칙들을 적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투자자에게는 금소법상 적합성·적정성 원칙, 설명의무는 적용되지 않지만 부당권유행위 금지 원칙은 적용할 수 있다.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위해 전문투자자로 급하게 등록하는 등 절차적인 부분도 금감원이 문제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투자협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 전문투자자는 3154명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789명(33.4%) 증가했다. 특히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이 있었던 6월에만 376명 늘었다.

금투업계에서는 금감원이 어떤 조항을 근거로 제재심의절차를 진행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오픈AI, 앤트로픽 등 대형 기업들의 IPO를 앞두고 공모주 청약 대리 서비스를 할지 말지의 판단에서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서다. 기존에는 단순 대행 서비스로 해왔다면 금감원 판단이 나온 후에는 투자중개업 행위에 해당돼 부당 영업에 대한 책임과 처벌이 무거워진다.

한투운용의 스페이스X 과장광고에 대해서는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의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한투운용은 개인투자자에게 사기죄 혐의로 고소돼 혐의가 밝혀지면 형사법상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 강준현 의원은 "스페이스X 공모 미청약 사태의 본질은 투자자들과의 약속을 결과적으로 어겨 피해를 야기한 점"이라며 "감독 당국은 철저한 검사를 통해서 운용사와 판매사 등에 합당한 책임을 묻고, 해당 금융사들은 투자자들에 대한 책임을 축소하는 데 주력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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