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불안에 코스피 4% 가까이↓… 브로드컴 실적, 구원투수로 나설까

김지현 기자
2026.09.02 17:22

[내일의전략]

중동 전운 고조로 코스피가 사흘 만에 하락 전환한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코스피가 고유가·고금리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고 4% 가까이 미끄러졌다. 위험회피 심리가 커진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4조원에 육박하는 물량을 출회한 탓이다. 다만 변동성 자체는 잦아들며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가 9거래일 연속 발동되지 않았다.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다음날 예정된 브로드컴 실적이 반도체 업종 심리 반전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3.08포인트(3.99%) 내린 6562.72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미국이 이틀 만에 이란을 향한 보복성 군사 공격을 감행하면서 국제유가와 미 국채 금리가 동반 급등하면서 코스피 지수 상승까지 제한됐다.

1일(현지시각)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798%까지 올라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1996년 이후 처음으로 3%를 웃돌았고 영국과 독일 등 주요국 장기채 금리도 수년에서 수십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국제유가 역시 원유 수급에 대한 불안감으로 급등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5.2% 오른 배럴당 90.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도 4.6% 상승한 94.65달러로 마감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한 투자심리 위축이 두드러졌다. 이날 코스피 시장(한국거래소 기준)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9195억원, 2조433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6일부터 전일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순매도를 1조원 미만에서 거래했으나 이날은 2조원 가까이 물량을 던지며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기관의 순매도 규모는 지난달 3일 이후 최대치다. 개인은 2조3023억원 순매수했고 기관 중 기타법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에 힘입어 1조6504억원어치 사들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국내 증시는 주요국 국채 금리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돼 약세가 나타났다"며 "최근 대외 불확실성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유입된 기타법인 매수세가 지수 하단을 지지했으나 매크로 부담이 커지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불안한 매크로 환경에도 변동성이 잦아든 탓에 시장 안정화 조치인 매도 사이드카가 코스피 시장에 발동되지는 않았다. 9거래일 연속 사이드카가 울리지는 않았지만 지난 4월 이후 최장 기록을 달성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 거래일 대비 0.66포인트(1.50%) 떨어진 43.37에 마감하며 지난 2월 19일 이후 최저치로 집계됐다. 위기 구간으로 분류되는 40선을 상회하는 만큼 변동성이 절대적으로 낮아졌다고 볼 수 없지만 지난달 24일부터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상무는 "지난 7월 말 이후 반등하는 과정에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많이 줄어서 변동성도 낮아졌다"며 "주가가 조정되는 국면에서 거래량과 거래대금 하락은 곧 매도 압력이 줄어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는 이벤트가 줄어드는 가운데 3일 브로드컴의 실적 발표로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임정은·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새벽 델의 호실적 발표에도 국내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며 "브로드컴의 실적 발표가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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