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한국거래소(KRX:이하 거래소) 애프터마켓이 출범하면서 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NXT)간 애프터마켓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거래량은 상장사 전 정목을 매매할 수 있는 거래소가, 거래대금은 주요 상장사 매매가 가능한 넥스트레이드가 더 많다. 지난해 넥스트레이드 출범 이후 정규장을 중심으로 진행됐던 경쟁 환경이 애프터마켓으로 옮겨붙었다는 의견이다.
지난 22일 기준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 거래대금은 2조4597억원으로 거래소 애프터마켓 거래대금 1조7697원과 비교해 약 30% 많았다.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 거래대금은 지난 6월23일 한때 13조4921억원을 달성하기도 하는 등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열기를 거치며 최고조에 달했다.
올해 8월까지도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 거래대금은 3조~5조원대를 대부분 오갔다. 8월19일에는 11조원을 넘기는 등의 양상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9월 들어 2조~3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지난 14일 거래소의 애프터마켓 출범 후에는 거의 1조원대 거래대금을 보였다. 22일 2조원대 거래대금 달성도 거래소 애프터마켓 출시 이후 처음이다.
거래소 애프터마켓 개장 이전과 비교하면 넥스트레이드가 사실상 독점하던 장후 거래 수요의 상당 부분이 두 시장으로 분산된 셈이다
600여개 상장 종목 거래가 전부인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에 비해 거래소 애프터마켓은 코스피와 코스닥 2800여개 전 상장 종목 매매가 가능하다. 이런 점이 다양한 종목 투자를 원하는 애프터마켓 투자자의 이동을 촉진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이 거래소보다 20분 빠른 3시40분에 개장해 투자자 상당수를 붙잡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지만 거래소 애프터마켓이 가진 장점 역시 투자자들에게 어느 정도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14일 이후 22일까지 거래소 애프터마켓 일 평균 거래량은 1억779만주로 1000만주 수준인 넥스트레이드 거래량을 압도한다.
이는 지난해 초 넥스트레이드가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로 문을 열면서 거래소의 거래시장 독점 아성이 흔들렸던 사건과 오버랩된다.
당시 넥스트레이드는 거래소 대비 낮은 거래 수수료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어지는 12시간 거래를 무기로 시장에 안착했다. 특히 투자자가 거래소를 직접 선택하지 않을 경우 가격과 거래비용, 체결 가능성 등을 따져 유리한 시장으로 주문을 보내는 최선주문집행(SOR)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직접적인 주문 유치 경쟁이 벌어지며 거래소를 당혹시키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거래소 애프터마켓 출시와 함께 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의 주식시장 주도권 경쟁이 2라운드에 들어섰다고 본다. 지난해에는 SOR를 등에 업은 넥스트레이드가 거래소와의 경쟁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다면, 올해 애프터마켓 경쟁에서는 다수 거래종목을 보유한 거래소가 어떤 경쟁 환경을 조성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분석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양 거래소의 경쟁을 통한 발전도 중요하지만 거래시간 연장의 목적은 외국인 등 새로운 투자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있다"며 "당장의 거래대금 점유율 경쟁보다는 양 시장이 함께 유동성을 키우고 투자자 저변을 확대하는 방향의 경쟁 체제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