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트래블①- 특색 없는 국내여행]

최근 국내 여행을 떠나는 국민이 늘고 있지만 정작 국내 여행에 대한 이미지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되풀이되는 바가지 요금 문제와 비슷비슷한 콘텐츠, 불친절 등 문제 탓이다. 국내여행의 '경험 가치'를 높이지 않으면 수요 증가가 '반짝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관광업계와 학계에서는 국내여행 소비액·방문객 수 등 지표 개선이 해외여행의 대체 수요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비용 상승으로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게 된 국민들이 국내여행으로 눈을 돌린 일시적 현상이지, 국내여행의 경쟁력 자체가 오르지는 않았다는 해석이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여행 관심도는 32%로 지난해 동기(67%)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수도권 대학의 한 관광학과 교수는 "지금 국내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은 고유가·고환율로 인한 해외여행 수요 감소 덕택"이라며 "떨어지는 가성비나 부족한 교통 인프라, 정부의 미흡한 지원 등 문제는 여전하다"고 꼬집었다.
여러 문제가 있지만 첫 손에 꼽히는 요인은 바가지 요금이다. '비계 삼겹살'(울릉도)이나 '꽃게 원산지 변경'(여수), 잔반 재사용(서울 광장시장) 등 문제가 부정적 인식을 키우고 가성비를 낮춘다. 정부가 강력 단속을 예고했지만 법적 미비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법적인 '적정 요금'이 없기 때문에 업주가 가격을 올리더라도 바가지 요금이라고 볼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개성 없는 콘텐츠도 문제다. 장소가 바뀌어도 다른 점이 없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여행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어딜 가나 있는 케이블카나 출렁다리는 이미 국내여행의 대표적인 문제가 됐다. 수치로도 드러난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해 국내여행을 다녀온 소비자 72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복수응답)에서는 33.1%가 '관광지의 다양성과 볼거리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이외에도 불친절, 성수기 때에 집중돼 있는 여행 수요가 문제로 꼽힌다. 일부 장소에 수용 능력을 초과한 인원이 몰리다 보니 지역 주민 불편은 가중되고, 다른 지역은 방문객 감소에 시달리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경상남도의 한 여행사 대표는 "부산은 관광객이 넘쳐나는데 밀양·산청은 단체 손님이 1팀도 없을 때가 많다"며 "여행 수요를 분산시켜야 국내여행 시장이 지속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국내여행의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여행객의 불편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관광공사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관광불편신고 중 우리 국민의 신고는 15.7%로 중국에 이어 2위다. 증가 중인 국내여행 수요에 인프라와 서비스 품질 개선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독자들의 PICK!
국내여행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 수립도 필요하다. 여행의 본질인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꾸준한 여행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야놀자리서치는 '국내여행 재도약 방안' 보고서에서 "국내여행은 '열망의 대상'이 아닌 '현실적 대안'"이라며 "마케팅 구호로 소비자를 설득하지 말고 상품 자체를 재설계해 경험적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