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1000억원 이상을 출자한 사모펀드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원아시아)의 아크미디어 투자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수익률을 염두해 사전 설계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 영풍·MBK는 원아시아와 카카오가 아크미디어에 대한 투자를 '하나의 패키지 딜'로 사전 공모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원아시아 펀드의 대표급 핵심인사 A씨가 거래 실행 전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 투자 담당자와 아크미디어의 기업가치와 지분율, 투자 구조 등을 사전 공모했다는 것이다. A씨는 4개월째 연락이 두절된 실종 상태다.
구체적으로 A씨는 거래 실행 2개월 전 "신주 500 & 구주 500으로 진행하는 경우 아크미디어에 대한 투자로 500(억원) 가능하신지도 내부적으로 확인 부탁드린다"고 했고 카카오엔터 투자 담당자는 "이슈 없을 것 같으니 일단 그걸로 생각하자"고 답했다.
영풍·MBK에 따르면 원아시아의 프로젝트펀드 '그레이 제1호'는 2022년 8~9월 카카오 계열 의류업체 그레이고에 총 100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그레이고 구주 500억원어치와 신주 500억원어치를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그레이고의 영업손실은 2020년 24억원, 2021년 121억원에 이르렀다.
그레이고 구주를 팔아 500억원을 회수한 카카오엔터는 최 회장이 먼저 투자한 드라마 제작사 아크미디어의 신주 50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영풍·MBK는 카카오엔터가 당시 1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아크미디어의 기업가치를 1조원으로 책정했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2019년 아크미디어의 전신인 이야기사냥꾼의 CB(전환사채) 12억원어치를 인수했다. 이후 최 회장의 지분 가치는 1842억원으로 불어났다. 최초 투자액의 150배가 넘는 규모로 추산된다.
영풍·MBK파트너스 관계자는 "비철금속 제련이 본업인 고려아연의 사업 연관성과 무관한 적자 의류기업에 1000억원을 투입한 배경이나 타당성 검토는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며 "프로젝트펀드의 특성상 핵심 출자자(LP)인 고려아연은 이런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사안은 고려아연의 회사 자금이 최윤범 이사 개인의 투자 자산 가치를 150배 이상 부풀리는 데 동원된 명백한 우회 지원이자 중대한 업무상 배임으로 보인다"며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한 불법적 거래 구조에 대해 즉각적이고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주주가치 수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