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금융은 다 위험? 핀테크 창업자가 정치권에 바라는 건…"

하세린 기자
2015.02.18 06:30

[피플]신용카드 추천서비스 뱅크샐러드로 한달 접속 5만명…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 인터뷰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인터뷰 중이다. /사진=이동훈 기자

"기존 금융권은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핀테크 업체들은 효율이 중요하다며 규제를 다 없애자고 한다면 정치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요? 양쪽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분법이 아닌 디테일에 답이 있다고 보는데 정치권에선 그 디테일에 대한 논의는 없고 잘못했다, 잘했다는 논의만 있으니까 합의가 없어요."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는 이제는 이들의 '상생'에 대해 말할 때라고 했다. 6개월 전 신용카드 추천서비스 '뱅크샐러드'를 만든 레이니스트는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업계에선 잘나가는 신생 벤처기업으로 꼽힌다. 12개 카드사 2080종 카드의 혜택을 규격화해 소비자의 소비 패턴에 꼭 맞는 카드를 추천해주고 있다. 한달 접속자만 4~5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금융업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레이니스트에게도 한국의 금융환경은 우호적이기보다는 개척해야 할 점이 더 많은 대상이다. 그는 금융업에 대한 높은 진입장벽을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았다.

"예를 들어 미국 등 서양에서는 금융업이 차등제로 운영돼요. 누구나 금융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되 거래량이 늘어나면 책임을 더 지우는 방식이죠. 그런데 우리는 '자본금 1000억원 이상을 가져야만 은행업을 할 수 있고, 나머지는 다 하지마'라는 식입니다. 누가 금융업을 할 수 있는지조차도 국가기관이 설정해버리죠."

김 대표는 어느 정도 경험과 규모가 있는 기존의 금융권이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적극 반박했다. 지난해 1월 KB·롯데·NH카드 등 카드 3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예로 들면서다.

"정부는 규모가 크고 기득권을 가진 업체가 더 안전하다는 논리로 진입장벽을 만드는데, 특정 산업의 힘이 기득권에 집중될수록 이에 대한 처벌은 약해지지 않나 생각합니다. 카드 대란의 경우 기관장이 문책당하거나 해임됐는데 이게 과연 호된 처벌일까요? 미국이라면 '나쁜 자본주의'에 대한 민감도가 훨씬 높아서 소비자와 정부가 훨씬 엄중하게 처벌했을 것입니다."

신용카드 추천서비스 '뱅크샐러드'를 만든 레이니스트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회의 중이다. 가운데가 김태훈 대표. /사진=이동훈 기자

김 대표는 핀테크를 활성화할 수 있는 가장 긴급한 과제로 "온라인에 금융상품이 유통될 수 있는 자율성을 부여해달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현행법에 따르면 신용카드 가입시 연회비의 10% 이상을 경품으로 제공할 수 없게끔 돼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으로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다이렉트자동차보험에 전 국민의 35%가 가입한 것과 달리 인터넷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비율은 2%미만(뱅크샐러드 추정)에 불과하다.

그는 "김대중 정권 시절엔 카드발급이 너무 남발돼서 이 규제가 도입됐는데 이게 결국은 온라인 금융상품의 효율화를 막는 가격정책"이라며 "업체들이 신용카드를 막 내줘서 남발이 되는 것이지 연회비가 싸서 남발이 되는 게 아니다.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고객에게 금융사가 절감한 비용을 혜택으로 돌려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이제는 금융이 효율이냐 안전이냐는 대립적 관점이 아닌 보완적 관점에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기존에 금융이 중앙집권적이던 것은 우리나라가 산업화로 발돋움하면서 필요했고 그게 그 당시에 효율적이였기 때문에 나온 것이지 안전해서 나온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러한 금융이 지금처럼 개인 간의 초연결시대에 과연 효율적인지는 자문해보고 보안성은 새로운 금융의 패러다임에 맞게 병행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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