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엔씨)가 넷마블게임즈(넷마블)와 동맹관계를 맺었다. 드러난 모습만 보면 PC 온라인 기반의 최대 게임사와 모바일 최고 강자가 손을 잡고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는 연합전선의 모양새다.
하지만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엔씨가 우호 세력을 끌어들이고자 만든 결과물이라는 분석도 충분하다. 특히 이번 협력은 넷마블의 3대 주주인 텐센트의 동의 없이는 불가했기 때문에 사실상 '텐센트'의 협력까지 얻은 '삼각동맹'이라는 평가다.
17일 엔씨와 넷마블은 '상호 지분투자'를 골자로 한 공동사업 및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엔씨는 넷마블 지분 9.8%(신주)를 취득하면서 자사주 8.9%를 넷마블에 넘겼다. 거래 규모는 3900억 원 가량이다. 이번 전략적 제휴에 대해 양사는 '해외시장 공동 진출 및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이라고 말한다.
엔씨는 그간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모바일게임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넷마블 입장에서는 더욱 만족스러운 거래다. 엔씨의 온라인게임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해 모바일게임을 만들 수 있는 독점권을 따냈다. 또 현재 시장가치 보다 두 배 정도 높은 가격으로 엔씨가 지분을 매입했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엔씨가 현재 시장가치가 2조원 수준인 넷마블을 4조원 규모로 본 것"이라며 "경영권 방어를 위해 다소 비싼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사는 엔씨-넥슨 경영권 분쟁과 이번 사안이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엔씨는 우호세력을 단번에 확보하면서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대비하게 됐다. 이번 거래로 엔씨가 동원 가능한 의결권 지분은 김택진 대표 9.9%, 넷마블 8.9% 등 18.8%로 최대주주인 넥슨 지분(15.08%)보다 3%포인트 정도 높다. 넥슨이 실질주주명부를 활용해 우호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한 셈이다.
김택진 엔씨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넥슨과 관계로 인해 근심, 걱정을 드려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제휴는 이와 관계없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역시 "넷마블이 엔씨의 경영권 분쟁 때문에 지분 투자를 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엔씨 주주로서 넷마블의 이익에 맞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엔씨의 대주주인 넥슨과 협의 없이 이뤄졌다. 넥슨은 "엔씨의 자사주 매각 결정이 진정으로 주주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장기적인 회사의 발전을 위한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글로벌 경쟁시대에 맞는 투명한 기업 문화 정착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