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비디오 킬드 더 라디오스타'

홍재의 기자
2015.02.25 05:50

1979년 영국의 2인조 그룹 버글스(The Buggles)는 '비디오 킬드 더 라디오스타(Video Killed the Radio Star)'라는 노래로 6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영상매체의 발달로 실력 있는 기존 스타들이 사라졌다는 내용으로, 신기술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가사에 녹아있다.

최근 비슷한 일이 산업 전반에 벌어지고 있다.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부동산 앱, 택시 앱, 핀테크 등 O2O(Online to Offline)관련 분야에서 IT산업과 기존 산업이 전쟁을 펼치고 있는 것을 언뜻 보면 새로운 매체가 기존 산업을 탄압하고 있는 모습으로 비친다.

그러나 IT가 기존 산업에 해악을 가하고 있다는 것은 가혹한 시각이다. 일례로 배달 앱의 수수료는 6~12.5% 가량이다. 플랫폼 수수료가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여전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기에는 카드사 수수료 3.6%가 포함돼있다. 주문자가 카드로 결제할 경우 이 수수료는 원래 음식점에서 지불해야 될 부분이다.

부동산 앱의 경우 최근 들어 홈페이지를 만들듯 각 부동산 앱을 만들어 서비스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남들 다 하니 나도 만들어보자는 식이지만, 이미 PC인터넷 시대에 경험해봤듯 관리가 안 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IT에 대한 접근을 '남들 다 하니까'라는 식으로 하기 때문에 실패하는 사례다.

O2O가 활성화 되면서 기존 산업과의 충돌은 더욱 잦아질 것이다. 알려진 분야 외에도 이미 여러 곳에서 전쟁이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진행 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뜨는 기업도 나오고, 저무는 기업도 나올 것이다. 신산업인 IT업계가 선전하는 분야에서는 잡음이 나오겠지만, 이외 분야에서는 밖으로 알려지지도 않고 조용히 IT업계가 백기투항하게 될 것이다.

김병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산업발전의 역사를 살펴보면, 혁신은 결국 기존 산업을 파괴하며 커가게 된다"며 "기존의 틀을 깨는 업체가 나오면 충돌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혁신하는 기업과 기존 산업의 충돌은 불가피 하다는 뜻이다. 과연 IT가 힘을 못 쓰는 분야는 옳고, IT로 넘어가는 분야는 잘못된 것일까? 비디오 스타가 라디오 스타를 넘어서지 못했다면, 과연 우리는 현재를 '현재답게' 살 수 있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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