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연합군’이 국내 모바일 산업에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다. 모바일 생태계의 새로운 대안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자칫 ‘벤처 연쇄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한다.
하지만, 이들의 영향력은 이미 현실화됐다. 대연합을 이룬 옐로모바일에 이어 500V(볼트)도 세를 계속 확산해나가고 있으며, 몇 진영에서도 새로운 연합군 형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옐로모바일에 합류한 스타트업 숫자만 80여 개. 종사하는 전체 직원 수는 2000 명에 달한다. 투입된 투자금만 해도 약 1700억 원이다. 옐로모바일에 자신의 서비스를 팔아 자금의 물꼬를 튼 스타트업도 있다. 가히 “옐로모바일이 무너지면 과거 ‘인터넷 거품 붕괴’에 버금가는 충격파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500V에도 10여 개의 회사가 합류했다. 500V는 올해 50개 회사를 인수 합병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 중견급 게임사도 지분 교환 방식으로 모바일 게임 스타트업을 규합해 연합전선을 만들려 움직이고 있다.
스타트업 연합군의 특징은 크게 2가지로 꼽힌다. 스타트업을 묶어 연합군을 만들되 각자의 경영권을 보장한다는 것. 인수합병이 아닌 연합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다. 또 한 가지는 연합군을 만드는 주요 수단이 서로의 지분을 섞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 업계의 시각은 나뉘었다. 대기업 위주의 국내 산업 생태계 속에서 작은 회사가 살아남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라는 의견. 각자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자생하기 힘들지만, 힘을 합치면 자금력과 기술 면에서 대기업에 대항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다. 마케팅, 인사팀, 법무팀과 같은 회사 기반 인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마케팅 없이 회원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 속에서 크로스 마케팅 등의 효과가 크다”며 “각 회사로서 유치하기 어려운 대규모 투자금 유치가 가능한 것도 큰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옐로모바일이 지분교환 방식으로 인수합병을 하면서 ‘스타트업은 뭉쳐야 산다’는 생각을 만들어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타트업 연합군이 늘어갈수록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옐로모바일의 경우 지난해 8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회사측은 대규모 마케팅 비용 지출과 지난해 3분기 이후 인수한 큰 규모 기업의 영업이익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수익구조는 불안하다.
업계 관계자는 “1700억 원을 들여 인수합병을 한 기업의 매출이 900억 원대에 불과하고 손실은 오히려 늘었다”며 “옐로모바일이 주장하는 실적 추정치가 언론을 통해 재생산 되면서 기대감만 높아졌다”고 꼬집었다.
옐로모바일 장외주식은 약 290만 원에 거래되고 있을 정도로 프리미엄이 붙었다. 현재까지 발행된 주식 수를 고려할 때 옐로모바일의 기업가치는 약 1조7000억 원. 지난해 1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컴투스에 근접한 수치다.
옐로모바일의 기업 가치를 둘러싼 논란이 일면서, 전문가들은 2000년대 닷컴 버블 시절의 리타워텍 사건을 상기한다. 리타워텍은 6개월 동안 30여 개 벤처기업을 인수하고 상장했으나, 부실한 기업 구조로 주가가 폭락하고 상장 폐지되며 IT 업계 전반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옐로모바일은 “투자자금 회수(엑시트)가 아닌 소속 기업들의 연합 효과를 통한 실질적인 사업의 확장을 기업의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확실히 구분된다”며 “지분 교환을 통해 끈끈한 결속을 가지고 있는 일종의 ‘운명공동체’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