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⑨] 자체 사업 경쟁력에 기술과 생태계 구축 3박자 맞아야

테크M 편집부 기자
2015.04.21 06:01

커머스 플랫폼의 현황 및 시사점

아마존 로컬 서비스 홈페이지

우리는 플랫폼이라는 말을 다방면에서 다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엄밀히 정의해보면 ‘플랫폼은 다양한 판매자와 다양한 구매자가 만나서 거래가 창출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픈마켓 형태의 커머스 서비스는 본질적으로 플랫폼이다. 다양한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나서 거래가 일어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란 이러한 플랫폼을 소유하면서 거래를 원하는 사람(또는 기업)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또는 그에 준하는 대가)를 받는 비즈니스를 뜻한다. 그런데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 거래를 창출하는 공간으로서의 플랫폼 특성은 기본적인 기능에 불과하다. 보다 고급의 궁극적인 플랫폼은 기본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확장성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현재 IT업계에서는 플랫폼이라는 용어를 기본적인 플랫폼으로 때로는 궁극적인 플랫폼을 의미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 맥락에 따라 다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의 기본적인 기능을 따라 하는 건 상대적으로 쉽다. 하지만 생태계는 복사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커머스 플랫폼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기본적인 기능의 수행 여부가 아니라(물론 커머스 기업으로서 커머스 경쟁력은 당연히 갖추어야 할 요소다.) 커머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 및 그와 관련된 전략과 실행력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커머스 플랫폼의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주목할 만한 해외 업체는 아마존과 알리바바다. 이들 업체들은 전통적인 쇼핑몰 사업뿐만 아니라 결제서비스, O2O커머스 등을 통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이미 많은 분야에서 성공했거나 또는 성공을 향해가고 있다.

아마존은 유통 사업을 하는 동시에 IT업계에서 최고의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평가받는 독특한 기업이다. 그런 점에서 국내 기업 중 아마존과 비슷한 기업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아마존의 사업 범위는 너무 넓어서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무엇보다 지구상의 모든 물건을 팔겠다는 비전 하에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고, 클라우드 사업에서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전자책을 비롯해 동영상, 음악, 소프트웨어 등의 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는 콘텐츠 사업자이기도 하며 킨들 브랜드로 태블릿, 스마트폰 등을 만드는 제조사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아마존의 경쟁력은 커머스 사업에서 나온다. 아마존은 연 99달러의 회비를 받는 프라임 멤버십을 통해 미국 내 이틀 무료배송, 무료 콘텐츠 스트리밍, 무료 책 대여, 무제한 사진 저장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해외직구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상당수가 이미 아마존의 프라임에 가입한 상태다. 특히 프라임 회원은 FBA(Fulfillment By Amazon), 즉 아마존의 창고에 협력업체들이 상품을 맡기고 배송, 교환, 환불 등의 모든 프로세스를 아마존이 대행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이틀 무료배송이라는 혜택을 누릴 수 있어 프라임 회원 소비자들은 아마존에서 계속 상품을 구입하게 된다.

아마존의 놀라운 점은, 규격화된 공산품을 주로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의 특성상 가격 경쟁이 치열하고 소비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객을 묶어놓는(lock-in) 방법을 찾아냈다는 점이다.

프라임은 아마존만이 가진 독특한 킬러앱이며 앞으로도 가지기 어려운 킬러앱이다. 아마존은 프라임 멤버십을 개시하기 위해 창고, 물류, 배송 등의 관련 프로세스 및 시스템 개발에 엄청난 자금, 인력, 시간을 투자한 바 있다.

아마존은 이러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아마존프레시(AmazonFresh)라는 브랜드로 신선 채소 및 식료품 사업에도 진출해 월마트를 긴장시키고 있다. 또한 지난해 4월에는 아마존프레시와 연동되는 쇼핑 디바이스 ‘대시(Dash)’를 공개하기도 했다. 대시는 음성인식 기능에 바코드 리더기를 결합한 스틱 형태의 제품으로, 상품의 바코드를 스캔하거나 음성으로 원하는 상품을 말하면 장바구니에 자동으로 상품을 추가해 준다. 장바구니에 담긴 상품은 소비자의 승인 후 배송된다. 오전 10시 전에 주문한 상품은 저녁 식사 전에 배송되고, 오후 10시까지 주문한 상품은 다음날 아침 식사 전에 배송된다.

지난해 8월 아마존은 동네 가게들을 위한 포스(POS)와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아마존 로컬레지스터(Local Register) 사업도 개시했다. 이는 유명 핀테크 서비스인 스퀘어(Square)와 흡사한 사업 모델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을 제공하고 이를 이용해 결제를 하면 건당 2.5%의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다음날 바로 은행계좌로 입금해 준다.

지난해 12월에는 아마존로컬(AmazonLocal) 서비스의 일환으로 음식배달 및 테이크아웃 서비스도 개시했다. 본격적으로 O2O 커머스에 뛰어든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해당 분야에서 2004년에 사업을 개시해 상장까지 한 그럽허브(GrubHub)가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뒤늦은 출발이긴 하지만, 아마존의 충성스런 고객층과 프라임 고객에 대한 프로모션 가능성, 아마존의 장점인 빅데이터 기반의 상권 분석 및 마케팅 데이터 분석 등과 연계한다면 승산이 없는 건 아니다. 또한 아마존로컬 서비스에서는 기술자 방문 등도 요청할 수 있다. 향후에는 다양한 방문 교육, 자동차 수리 등도 연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아마존은 이를 통해 거의 모든 종류의 O2O커머스를 통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알리바바의 특징은 B2B 상거래, 오픈마켓 기반의 쇼핑몰을 포함해 알리페이(즈푸바오, 支付寶) 등의 핀테크 서비스를 잘 결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알리페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핀테크 서비스로 실질 사용자 수가 3억 명에 달한다.

중국 내 제 3자 결제시장의 48%, 모바일 결제시장의 69%를 장악하고 있으며, 2013년 기준 총 결제액 3조 8729억 위안(약 650조 원)을 기록했다. 소위 요우커라 불리는 중국 여행객들을 위해 이미 국내에서도 알리페이가 도입된 상태다. 롯데닷컴 등 온라인 쇼핑몰을 비롯해 오프라인 매장인 롯데면세점에서도 알리페이로 결제가 가능하다. 롯데면세점 중문 인터넷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액 중 90%가 알리페이로 결제됐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알리바바의 사업 모델은 이베이와 페이팔에서 본 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알리바바는 이베이와 페이팔의 사업 모델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온라인 머니마켓펀드(MMF) 상품인 위어바오(餘額寶)와 알리페이를 연계하여 알리페이에 충전하고 남은 금액을 위어바오에 보관할 경우 일반은행 이자 3%보다 높은 4~6%대의 이자를 지급함으로써, 서비스 개시 1년도 안된 상황에서 무려 100조 원을 모으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은 자체 메신저 서비스인 라이왕과 알리페이를 연계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QR코드를 통해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옴니채널 및 O2O커머스 진출 전략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3월에 알리바바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유통업체 인타임리테일의 지분을 확보하는데 약 7500억 원의 돈을 투자했다. 또한 올해 1월에는 독특한 QR코드를 제공하는 이스라엘의 벤처기업 비주얼리드(Visualead)에 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비주얼리드는 QR코드와 그림을 조합해 매력적인 QR코드를 생성해내는데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알리바바는 기존의 사업 기반과 O2O커머스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단순히 온라인 기업에 머물지 않고 실제 오프라인 매장과 연결하는 옴니채널 및 O2O커머스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을 살펴보면 오프라인 유통업체, 홈쇼핑, 오픈마켓, 종합쇼핑몰, 소셜커머스, 소호몰 등 각자의 영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을 뿐, 아마존과 알리바바처럼 쇼핑몰, 핀테크, 콘텐츠 서비스 등을 통합적으로 연계하는 커머스 플랫폼으로서 지속적으로 신규 서비스를 확장해나가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국내 커머스 산업의 경직성으로 인해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과 같은 신생 업체들이 빈틈을 뚫고 발 빠르게 시장을 키워나갈 수 있었던 측면도 있다.

국내에서 커머스 플랫폼으로서의 잠재력을 갖춘 업체로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를 꼽을 수 있다. 국내 포털 1위 업체인 네이버는 2012년 3월 포털에 검색과 오픈마켓을 통합한 샵N 서비스를 출범시키면서 커머스 시장 진출에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실제로 출범 2년도 안돼 거래액이 8500억 원에 도달하는 등 성공사례를 만드는 듯 했으나, 업계 반발과 당시의 정치적인 분위기로 인해 사실상 사업을 철수하고 수수료를 받지 않는 스토어팜이라는 서비스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최근 핀테크와 O2O커머스 열풍에 힘입어 오는 6월 중 네이버페이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킬러앱을 기반으로 이미 카카오페이를 출시하고 배달음식 서비스와 공동 프로모션을 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톡이 있어 커머스 플랫폼으로서의 잠재력은 상당하지만 지금까지 게임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플랫폼으로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여주지 못했다. 성장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바탕으로 커머스 플랫폼으로서의 핵심 요소를 정리해보면, ‘강력한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서비스의 확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시장을 지배하고 거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아마존의 프라임, 네이버의 검색,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톡 등 처럼 본연의 사업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최신 기술을 적시에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력, 그리고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역량과 더불어 최고의 실행력이 필요하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신생기업도 이와 같은 요소를 실현한다면 성공적인 커머스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본격적인 커머스 플랫폼으로서 흐름을 탄 업체를 찾아보긴 어렵다. 여전히 가능성만 존재하는 상황이다. 커머스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자격과 역량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시점이다.

글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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