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K] '퍼디' 게임 글로벌 흥행 비결 들어보니…

[데브K] '퍼디' 게임 글로벌 흥행 비결 들어보니…

이정현 기자
2026.03.02 06:00

[K-게임 디벨로퍼] ②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이범준 PD와 주민석 디렉터 인터뷰
"왠지 모를 자신감 있었다…글로벌에선 유니크함 있어야"

[편집자주]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유럽과 북미에서 한국 게임의 존재감은 아직 미미하다. 그럼에도 순수 국내 개발로 유럽과 북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K게임들이 있다. 전 세계 게이머들을 사로잡은 K게임 개발자(Dev)들을 만나 비결을 들어본다.
이범준 넥슨게임즈 PD(오른쪽)와 주민석 디렉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2.10./사진=이정현 기자
이범준 넥슨게임즈 PD(오른쪽)와 주민석 디렉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2.10./사진=이정현 기자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만난 한 게이머(사진작가)가 게임을 하면서 스크린숏 찍는 걸 즐긴다며 스크린숏을 더 잘 찍기 위해 필요한 기능들을 프린트물로 정리해서 건넸습니다. 글로벌 게이머들이 각자의 소망과 염원을 담아 해준 피드백들이 기억납니다."

'퍼스트 디센던트'(퍼디)를 개발한 이범준 넥슨게임즈 PD와 주민석 디렉터를 서울 강남 넥슨게임즈 사옥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더 완벽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게이머들과 소통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퍼디 출시 6개월 뒤부터 지금까지 매달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는다.

이 PD는 "초반에는 한국식 라이브 방송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개발자 노트를 쓰거나 챗봇으로 답글을 달아주는 식으로 소통했다"며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게이머들의 마음을 알기 어려워 결국 영어를 잘하면서 게임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커뮤니티 매니저와 함께 순차 통역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퍼스트 디센던트/그래픽=윤선정
퍼스트 디센던트/그래픽=윤선정

퍼디는 PC·콘솔 크로스 플랫폼으로 출시된 루트 슈터 장르의 게임이다. 언리얼 엔진5를 사용해 고품질의 전투와 화려함이 특징이다. 현재 북미·유럽 이용자가 전체의 70%를 차지하며 콘솔과 PC의 비율은 6대 4 정도다. 출시 후 스팀에서 글로벌 매출 1위에 올랐으며 소니·MS(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다.

'리니지2', '블레이드앤소울' 등 줄곧 온라인 RPG를 만들어 온 이 PD는 좀 더 주목받고 글로벌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회사에서 PC 온라인 RPG를 만들자고 했을 때 역으로 콘솔을 제안했다. 당시 우려의 시각도 있었으나 왠지 모를 자신감이 컸다"고 말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으로 두 사람은 글로벌 게임 개발 요령을 배웠다고 했다. 글로벌 게이머를 대상으로 할 때 어디에 신경을 써야 하는지, 어떤 이슈가 있고 조심해야 하는지 등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주 디렉터는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PC 사양과 플레이스테이션4나 엑스박스1 등 구세대 기기도 지원하도록 하는데 가장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이범준 넥슨게임즈 PD와 주민석 디렉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2.10./사진=이정현 기자
이범준 넥슨게임즈 PD와 주민석 디렉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2.10./사진=이정현 기자

주 디렉터는 "넓은 지역에서 많은 유저가 게임에 들어오도록 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면서 "출시 1년 반이 지난 지금은 퍼디를 즐기는 게이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가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 그동안 전투 밸런스를 맞추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콘텐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한국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기 위해서는 유니크함(독창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PD는 "장르를 불문하고 이 게임만이 가진 매력이 있어야 한다"며 "전 세계를 다니며 세일즈해야 하는데 대체 불가한 재미가 있어야 한다. 비주얼적인 것은 초반에 관심받는데 그친다. 결국 독창적인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퍼디는 지난달 6일 새 캐릭터를 업데이트하며 다시 한번 인기를 끌고 있다. 주 디렉터는 "신규 캐릭터뿐만 아니라 기존 캐릭터도 정성들여 고치고 있다"며 "사업적으로는 신규 캐릭터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게 더 득이 되지만 완성도와 장기 유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PD는 "지금도 밤낮으로 고군분투한다. 퍼디가 10년가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지만, 10년이라는 숫자보다 오래 서비스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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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

2016~ 사회부, 2021~ 정치부, 2023~ 정보미디어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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