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에 토목건설 연구원이 왜 근무하는 걸까?

류준영 기자
2015.11.09 03:10

[인터뷰] 신휴성 KICT 창의전략연구소장 "韓형 발사체가 우주 개발 전부는 아냐…모든 출연연 활동 접목해야“

아크햅/사진=건설기술硏

“나사(NASA, 미국항공우주국)가 일본 작사(JAXA,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를 인정하고, 그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기술 제휴를 하는 이유는 작사가 가진 ‘소행성 샘플링 기술’ 때문이죠. 작사는 ‘나사가 안 했던’ 기술에 투자합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우리는 ‘나사가 했던’ 기술을 뒤쫓아요. 우리도 우주기술개발 산업의 선진화를 고려할 때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하려면 상대방(NASA)이 인정하는 뭔가 다른 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신휴성 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설기술연) 창의전략연구소장은 “현 우주기술개발전략이 로켓·위성개발에만 지나치게 편중돼있는 거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주독립국’이 되려면 독자 개발한 로켓으로 자국의 발사장에서 자체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야 한다는 게 다수설이다. 우리는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로켓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아직 우주독립국 지위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지금의 우주정책 역시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신 소장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로켓 하나 우주에 쏘아 올렸다 해서 우주기술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한다.

신휴성 소장/사진=건설기술硏

신 소장은 미국 우주기지 설계 전문 업체인 자크사와 공동으로 화성 우주기지 개념 설계 모델인 ‘아크햅’ 개발을 이끈 건축 기술 혁신 전문가이다.

아크햅은 건설기술연과 한양대 연구진이 공동개발한 ‘3차원(D) 적층 건설 기술’을 우주기지 개념 설계에 반영한 것. 행성에서 구할 수 있는 흙 등의 재료를 이용해 3D 프린터를 통한 무인 자동기술로 찍어내듯 만든 미래 우주주택 디자인 콘셉트 모델이다.

그가 제시하는 ‘우주 R&D’(연구·개발)는 정부출연연구기관별로 수행하고 있는 모든 연구가 우주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우주는 하나의 대상일 뿐이죠. 건설기술연 입장에선 ‘우주라는 조건에서 건설한다’는 도전입니다. 핵심기술은 대부분 이제까지 연구해 왔던 거예요.”

극한지 건설 기술은 달·화성과 같은 우주공간에서 쓰일 수 있다. ‘싱크홀’을 찾아내는 지질자원연구원의 지하탐사 장비는 행성의 토양 분석 및 달의 지층구조를 알아보는 데 응용할 수 있다. 표준과학연구원이 보유한 진공연구센터는 우주와 흡사한 환경을 연출할 수 있어 시험·검증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출연연이 연구해 온 기술들은 모두 우주와 연관돼 있다고 볼 수 있죠. ‘모두가 우주연구를 하고 있는 것’이죠. 우주는 융복합기술입니다. 이 기술을 어떻게 조합할 것인가가 앞으로의 과제 아닐까요.”

그럼에도 요소 기술을 지닌 출연연이 우주기술 개발을 한다고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 소장은 “연구소 간판에 ‘우주’라는 글자를 새기지 않으면 시도 자체가 힘들다”고 말한다. “국가에서 보면 마이너스 아닌가요? 우리가 진짜 우주 선진국 대열에 오르려면 모든 연구 분야에서 우주라는 주제로 자유롭게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는데….”

신 소장은 경쟁국과 차별화된 우주기술 확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기술융합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신 소장은 “나사에는 토목·지질·건설·기계과 출신의 연구원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고 말한다. 나사가 했던 기술을 좇는다는 데 우주라는 주제를 넓게 보고 다루는 나사조차 제대로 좇지 못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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