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열린 '게임대상' 시상식에서 최관호 지스타 조직위원장은 대상을 받은 넷마블게임즈에 은근한 압력을 넣었다. 그는 행사장을 방문한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을 겨냥해 내년 지스타 ‘메인스폰서’ 역할을 맡아줄 것을 에둘러 요청했다.
방 의장은 행사 후 "올해 지스타를 둘러보며, 모바일게임 업체가 어떤 식으로 참여해야 효율적일지를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그는 "세계의 게임쇼를 직접 방문해 본 결과, 모바일게임사의 참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넷마블이 지금껏 지스타에 불참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년간 지스타는 '모바일게임'으로의 중심이동에 당황해 했다. 본래 지스타는 대형 PC 온라인게임을 수년간 만들어온 게임사의 '신작 발표장' 개념이 강했다. 관람객은 다른 사람보다 더 빨리 게임을 접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행사장을 찾았다. 그런데 PC 온라인게임 신작이 줄어들고 모바일게임 위주로 사업 모델을 재편하는 게임사가 늘어나면서 지스타는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됐다. 이 때문에 지스타 개막을 앞두고 "올해는 너무 볼 것이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12일 개막한 '지스타 2015'에는 우려와 달리 많은 관객이 몰려들었다. 대입수학능력시험날 개막한 덕에 학생 관객이 몰린 이유도 있지만, 관람객들의 참여도나 만족도도 예년보다 나았다. 넥슨 부스에는 '150분 대기' 팻말까지 긴 줄이 늘어섰다.
기대를 모으는 신작을 찾아볼 수 없었던 대신 e스포츠, 뮤지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지스타와 접목했다. 보드게임, 가상현실 등 체험형 부스에도 관객이 몰렸다. 넥슨은 관람객이 체험할 수 있는 PC와 태블릿을 스타디움 형식으로 배치해 일반 관람객도 e스포츠 선수처럼 보일 수 있도록 부스를 디자인했다. 모바일게임을 어떻게 게임쇼에 어울리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방 의장이 "해외 게임쇼가 아닌 지스타에서 모바일게임사의 역할을 찾겠다"고 말한 것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국내 게임사는 끊임없는 위기론 속에서도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20년간 세계가 한국의 게임을 연구하고 배웠듯, 지스타가 해외 게임쇼에도 '롤 모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