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개발자 9인이 베트남으로 날아간 까닭은

홍재의 기자
2015.12.11 03:05

베트남 평균 연령 젊어 연예 콘텐츠 소비 많아…2차례 현지 방문 끝에 첫 '라이브 방송' 성공

지난달 베트남은 방문한 네이버 '필드테스트팀'은 베트남 젊은이가 자주 찾는 지역을 방문해 송출 및 재생 실험을 진행했다/사진제공=네이버

지난 7일 네이버 V앱을 서비스하는 박기수, 박정영 개발자는 베트남을 찾았다. 지난달 10일 6명의 개발자와 3명의 UI·UX(이용자환경) 디자이너로 구성된 일명 '필드테스트 팀'이 베트남을 방문한 뒤 3주만이었다.

특명은 한 가지. 베트남 스타가 V앱을 통해 라이브 방송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는 것이었다. 베트남의 열악한 네트워크 환경에서 발생하는 돌발 문제를 해결하고 언제 어디서든 팬과 라이브로 소통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만 했다. 지금까지 베트남에서는 이미 녹화된 VOD로만 V를 방송했지만, 이번에는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첫 라이브 방송에 도전하기로 했다.

이들은 베트남을 첫 방문한 3주전 희망과 좌절을 한꺼번에 맛봤다. 9명의 필드테스트 팀은 베트남 호치민을 방문해 각 통신사 대리점에서 현지인이 주로 이용하는 스마트폰 13대와 통신사별 유심칩을 구매했다. 그리고는 젊은 층이 자주 방문하는 동물원 '타오 캄 비엔'과 베트남 주요 스타가 거주하는 지역 '사이공 펄', 베트남 내 다양한 지역 대학생들이 모이는 '호치민 인문대학'을 찾아나섰다.

각 테스트 팀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서 V앱이 끊김 없이 구현되는지, 첫 화면이 뜰 때까지 몇 초가 소요되는지, 연예인이 방송을 진행할 경우 송출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도 앱 실행이 매끄러운 국내와 달리, 베트남 현지의 환경에서는 다양한 실행 문제가 발생했다. 재생 속도도 운영체제별, 기기별, 통신사별, 장소별로 천차만별인데다 대부분의 3G 환경에서는 고화질의 영상을 재생하는데 무리가 있었다.

조성택 V앱 개발자는 "베트남 주요 스마트폰을 구매했더니,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마이너 브랜드의 구형 스마트폰이 대부분"이었다며 "기본적으로 저해상도를 지원하는 데다, 네트워크 환경도 각 통신사 유심칩을 바꿔 낄 때마다 큰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판매되는 주요 스마트폰 13종을 구입해 각 통신사의 유심칩을 바꿔 끼며 테스트를 진행했다. 현지 스마트폰은 대부분 구형기종인데다, 네트워크 환경도 불안한 편이었다/사진제공=네이버

또 다른 문제점은 데이터 요금제가 5GB 기준 1만5000원으로 물가 대비 매우 비싸다는 점. 현지 대졸자 신입 월급이 30만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일반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마음 놓고 동영상을 감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렇다고 베트남 시장을 쉽게 포기할 수는 없었다. 베트남은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35세 이하, 평균 연령이 27세인 젊은 국가로 연예 및 웹 콘텐츠에 대한 소비 욕구가 매우 큰 곳이다. 현재 7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선 V 이용자의 60%는 해외에 몰려있는데, 베트남은 동남아 거점이 될만했다.

2차 필드테스트 팀은 1차 방문 때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반드시 라이브 방송을 성공시키고자 했다. 국내에서는 720p 고화질로 재생되는 기본설정을 베트남에서는 480p 저해상도로 바꿨다. 데이터 소비가 덜 되고 버퍼링이 줄어들 수 있도록 한 것. 또, 현지 사용 기기나 통신사에 따라 나타나는 문제들을 분석해 서버 등에서 대응토록 했다.

만반의 준비를 거친 뒤 지난 8일, 현지에서 베트남의 인기 아이돌 겸 MC '캘빈'의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35분 동안 캘빈은 태양의 '눈, 코, 입'을 부르는 등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했다. 첫 라이브 방송은 성공적. 해당 영상은 2만건 이상 재생됐고, 130만건이 넘는 '좋아요'가 달렸다. 네이버는 이에 고무돼 내년 상반기에는 베트남 스타를 위한 개별채널을 개설하기로 결정했다.

네이버의 이 같은 노력은 ‘제2의 라인’을 만들기 위해서다. 라인에 이어 해외 성공 바통을 이을 대표 주자가 글로벌 영상 플랫폼 ‘V’(브이) 이기 때문이다. 한류 스타를 전면에 내세운 이 동영상 플랫폼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터넷·모바일 서비스가 성공을 거두려면 단순히 잘 만들어진 앱, 사용자를 겨냥한 마케팅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 ‘라인’이 일본에서 성공한 데는 네이버의 현지화 노력이 있었고, 앞서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시대 상황도 작용한다. 사회문화, 제도 등의 상황이 맞아 떨어져야 비로소 성공적인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두 차례에 걸쳐 베트남에 도전한 박기수 개발자는 "기술적 장벽 외에 문화적 장벽, 언어적 장벽 등 다양한 환경을 직접 마주하고 부딪히면서 글로벌 서비스로 발전시켜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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