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하는 여자'는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김숨의 일곱 번째 장편소설이다. 3㎝의 누비 바늘로 0.3㎜의 바늘땀을 손가락이 뒤틀리고 몸이 삭도록 끊임없이 놓는 수덕과 그녀의 딸들이 ‘우물집’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장편소설이다.
“누비는 똑같은 바늘땀들의 반복을 통해 아름다움에 도달하지. 자기 수양과 인내, 극기에 가까운 절제를 통해 최상의 아름다움에 도달하는 게 우리 전통 누비야. 다른 어느 나라에도 없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한 침선법이지”라고 되뇌는 소설 속 인물의 말처럼,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지루한 인생에서 아름다움에 이르는 길이 이 소설 안에 펼쳐져 있다.
바느질하는 여자로 살기 위해 결혼도 명예도, 또 다른 삶도 포기한 여자들. 그녀들이 무엇을 포기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아마도 바느질을 제외한 모든 것일 것임을 짐작게 한다. ‘명장’을 증명하지 못할지라도 삶을 견디고 살아내는 자신만의 형식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을 아름답게 담았다.
'그 남자의 가출'은 인간 존재에 대해 치열하게 탐구하고, 유쾌하고 탄탄한 서사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온 소설가 손홍규의 네 번째 소설집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사람'이라는 공동의 목적지를 가리키는 9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노년에 접어든 평범한 사내와 아내의 이야기를 담은 '정읍에서 울다' 등 작품들이 수록됐다. 지은이는 이 작품들을 통해 주로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 숨어있는 비일상적인 것들이 한순간 드러나면서 생기는 생경함과 비의를 통해 서사를 이끌어간다. 주인공을 앙상하고 비루하게 만들어가면서 인간관계를 지치는 것으로 만들어버린 시스템의 음험함과 세계의 부조리를 드러낸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법'은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17세 소녀 세 명의 비밀과 거짓말, 우정에 대한 탐구를 감각적이고 재기발랄하게 그린 소설이다. 친구란 무엇이고, 진정한 친구는 어떠해야 할지 청소년기에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볼 질문에 해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며 절친한 친구에게 상처를 받았거나 실망감을 느꼈던 독자에게 위안과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다.
세상에 둘도 없이 가깝고 마음이 잘 통하던 세 친구는 결정적인 비밀과 생각의 차이로 인해 위기를 맞는다. 소설에는 이들이 극적으로 화해하는 과정이 인물들 하나하나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전달된다.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10대들이 전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소설에서 불편한 교복을 벗겨 버리자!'와 '그 무엇보다, 재밌게 쓰자!'. 이 소설을 쓰면서 두 가지를 원칙으로 세웠다는 박선희 소설가의 말처럼 소설 속 인물들은 자유롭고 거침이 없다. 재미있고 편하게 읽으면서 '사이다' 같은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