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기' 주파수 경매 속 '웃는 자'와 '우는 자'

이하늘 기자, 진달래 기자
2016.05.02 17:32

이통 3사, 합리적 가격에 필요 주파수 확보…700㎒ 유찰에 미래부 '당혹'

3년 만에 열린 주파수 경매. 사상 최대 규모의 대역이 나오는 데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며 뜨거운 경매 전쟁이 벌어질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동시오름입찰 50라운드와 최종 밀봉입찰까지 갈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8라운드 만에 조기 종료된 것. 2.6㎓ 광대역을 제외하곤 경쟁없이 모두 최저가로 낙찰됐다. 700㎒대역(40㎒)은 아예 유찰됐다.

이통 3사 모두 경쟁사에 부담을 주는 내거티브 전략 대신 필요한 주파수를 싸게 낙찰받는 ‘실속’ 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파수 경매 및 이에 따른 설비투자 비용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출혈경쟁을 펼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반대로 정부는 세수 확보에 차질을 빚게 됐다.

◇경매 승자는 누구? 1㎒ 당 가격 따져보니…=이번 경매에서 총 5개 경매 블록 중 입찰경쟁이 펼쳐진 곳은 D블록이 유일하다. SK텔레콤은 최저경쟁가격 대비 2947억원 높은 가격에 해당 주파수를 낙찰 받았다. 나머지 경쟁사들은 모두 최저가에 주파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SK텔레콤조차 낙찰가를 단위가격으로 환산하면 상황은 반대다. SK텔레콤은 D블록과 E 블록, 총 60㎒를 1조2777억원에 가져갔다. 이를 1㎒폭(10년 사용)으로 환산하면 213억원이다. B블록을 4513억원에 가져간 KT(1㎒당 226억원), C블록을 3816억원에 확보한 LG유플러스(1㎒당 382억원)에 비해 저렴하다.

SK텔레콤은 데이터 트래픽 폭증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LTE 가입자 수가 가장 많지만 경매 이전까지 확보한 LTE 주파수 용량이 가장 적어 데이터 고갈이 우려됐다. 하지만 이번 경매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주파수를 다량 확보했다는 평가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의 견제 없이 최저가격에 2.1㎓ 주파수를 추가 확보했다. 지난 두차례 경매에서 정부가 경쟁사의 입찰을 배제하면서 최저경쟁가격에 주파수를 확보한데 이어 이번에도 사실 상 알짜 주파수를 무혈 쟁취했다.

KT 역시 합리적인 가격에 기존에 확보한 광대역 망 인접 대역인 B블록의 주인이 됐다.

◇정부, A블록 ‘유찰’ 책임론 일까=이통 3사 모두 이번 경매에서 실속을 차렸지만 정부의 세수 확보에는 차질을 빚게 됐다. 당초 정부가 책정한 최저경쟁 가격 2조5779억원에도 못 미치는 2조1106억원에 경매가 종료됐기 때문. 향후 정부의 예산 책정과정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매물로 나왔던 700㎒대역(40㎒)이 유찰된데다 나머지 주파수 낙찰가도 예년보다 적었다. 올해 경매에서 낙찰된 주파수의 1㎒ 당 평균 가격은 249억원. 이는 지난 2013년 1㎒ 당 평균 낙찰가 270억원보다 적다.

이번 경매에서 정부는 할당받은 주파수 대역에 대한 망구축 의무화 비율을 크게 높였다. 2.1㎓ 대역에서는 경매가와 재할당 대가를 연동시키기로 했다. 이통사들이 이번 경매에서 마냥 ‘호가 올리기’에 발 벗고 나서지 못한 이유다.

700㎒ 대역 처리문제도 정부의 골칫거리로 남게 됐다. 한때 700㎒ 대역은 ‘황금주파수’로 각광을 받았지만 이번 경매에서 이통 3사의 외면을 받았다. 지난해 배분 과정에서 지상파 UHD 방송에 일정 폭을 떼어주면서 통신용 주파수로서 효율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번 경매에서 최저경쟁가격을 7620억원으로 가장 높게 책정했다.

미래부는 “주파수 시장원리에 따라 합리적으로 공급됨으로써 각 네트워크 투자 및 서비스 고도화 경쟁을 진행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3개 블록의 최저가 낙찰도 적정한 결과라고 평했지만, 세수 확보 미비 및 A블록 유찰에 따른 책임론에서도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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