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 치료용 '소프트 심장 자극기' 개발

류준영 기자
2016.06.23 03:00

은 나노선·고무 복합체 심외막 그물망...심부전 치료 효과 보여

김대형 연구위원/사진=IBS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의 김대형 연구위원(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팀이 은 나노선과 고무를 소재로 한 복합체를 이용해 심부전을 획기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소프트 심장 자극기’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심부전증은 진단환자의 30~40%가 진단 후 1년 내 사망하고, 60~70%는 5년 내 증상악화나 급성 발작으로 사망할 만큼 치사율이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심부전 환자는 2011년 11만명, 2013년 11만 5000명, 2015년 12만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연구진이 이번에 만든 자극기는 심장 외부를 감싸는 그물망 형태의 전극으로, 심장 전체에 전기자극을 전달해 수축을 돕는다. 또 심장이 이완할 때는 부드럽게 늘어나 이완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심장 자극기는 전극이 닿는 일부분만 자극할 수 있어, 재동기화(심장질환으로 인해 엇갈린 양(좌,우) 심실 수축이 다시 동시에 일어남) 성공 확률이 낮았다. 일부 환자만이 효과를 보고, 오히려 심장 박동을 불규칙하게 해 심장마비나 부정맥 등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자극기는 심장 전체에 전기자극을 전달해 이러한 부작용이 없고, 심장의 운동을 보조하는 역할까지 해 심장 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연구팀은 고전도성을 유지하는 전극을 만들기 위해 은 나노선을 채택하고, 금을 도금해 나노선의 독성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은 나노선은 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두께의 실과 같은 1차원 은 물질로 휘어지거나 늘어나도 안정적인 고전도성으로 다양한 분야에 전극 물질로 응용되고 있다.

또 심장외막을 안정적으로 감싸기 위해 고무와 혼합, 구불구불하고 탄성을 가진 그물망 전극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심근경색을 유발한 실험용 생쥐에 자극기를 적용해 실험한 결과, 심장신호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었으며, 미세한 전기 자극으로도 심장을 효과적으로 재동기화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자극기는 기계적 특성이 심장조직과 비슷해 심장의 이완 시 심장에 전혀 무리를 주지 않았고, 수축 시 심장을 도와 심실 벽의 스트레스를 줄여 심장의 부하를 덜어줬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더불어 유연한 전극이 심장을 고루 감싸 전기자극을 전달해 심근경색 생쥐 심장의 수축기능을 향상시켰다. 향후 임상을 거쳐 자극기가 본격적으로 활용될 경우, 심근 경색 및 심부전 치료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빠른 시일내에 심장질환을 획기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표준치료법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중개의학’ 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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