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들 몰린 '사클' 뭐길래?…'내 가수' 미발매곡 맘껏 듣는다

김수현 기자
2021.06.02 05:30

[인싸IT] Insight + Insider

(서울=뉴스1)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4일(한국시간)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2021 빌보드 뮤직 어워드(2021 Billboard Music Awards)’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사진은 지난 21일 새 디지털 싱글 'Butter' 발매 기념 글로벌 기자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뉴스1 DB) 2021.5.24/뉴스1

"그 때 콘서트에서 부른 곡, 제발 음원으로 내주세요"

어떤 가수의 열렬한 팬이라면 이런 생각이 든 적이 있을 것이다. 정식 발매 음원이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직접 부른 자작곡, 커버곡, 믹스테이프를 언제든 듣고싶은 마음이다.

이제 꿈만이 아니다. 그동안에는 정식 음원으로 발매가 되어야 주요 음원 서비스에서 찾아 들을 수 있었지만,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무료 음원공유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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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계의 유튜브'라 불리는 사운드클라우드가 대표적이다. 누구나 자신이 만든 음원을 올리고 공유할 수 있어 정식 음원 외에도 다양한 곡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좋아하는 가수가 자유롭게 올린 곡들을 언제든지 스트리밍해 즐길 수 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한국인 만 10세 이상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조사한 결과, 지난달 국내 사운드클라우드 이용자는 50만명에 달했다. 이용자 수 기준 멜론, 유튜브뮤직, 지니뮤직, 플로, 네이버바이브에 이은 6위다. 카카오뮤직, 벅스, 스포티파이를 뛰어넘은 수치다.

사운드클라우드는 2007년 스웨덴에서 만들어진 음악 플랫폼으로, 현재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다. 전세계에서 활동하는 창작자가 3000만명이 넘고 이용자도 월평균 1억7000만명에 달한다. 아직 한국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지만, 지난달 국내 이용자가 50만명을 넘으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BTS 효과'도 상당…팬들과 소통하는 창구 됐다

방탄소년단 사운드클라우드 페이지.

"회사에선 연습하래요. 연습으로 날을 지샜죠. 아직도 난 연습생인데, 내년엔 꼭 데뷔할래"

전세계를 뜨겁게 열광시키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전인 2012년 만든 자작곡 '흔한 연습생의 크리스마스' 중 일부다. 정식 발매된 음원은 아니지만, 사운드클라우드에 풀버전이 올라오면서 반응은 뜨거웠다. 데뷔 후인 1년 뒤에는 다시 한번 '흔한 아이돌의 크리스마스'를 올려 또다시 화제가 됐다.

BTS는 데뷔 전부터 지금까지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정식 앨범의 곡이 아닌 믹스테이프와 커버곡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기존 앨범 작업과 별도로 소속사 영향이나 매출, 스타일 등으로부터 보다 자유롭게 곡들을 선보이며 팬들과 꾸준히 소통하는 창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사운드클라우드에선 BTS의 데뷔 전 자작곡뿐 아니라, 정국이 부른 아이유의 '이런 엔딩', 로이킴의 '그때 헤어지면 돼', 진이 부른 윤도현의 '가을 우체국 앞에서' 등 기존 앨범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의 커버곡도 들을 수 있다.

'한여름 밤의 선물' 방탄소년단 뷔 자작곡 '윈터 베어' 뮤직비디오 장면. /사진=방탄TV 유튜브

실제로 조회수도 상당하다. BTS 멤버인 뷔의 자작곡 '윈터베어'는 1억 8000만 스트리밍, 지민의 '약속'은 2억7000만 스트리밍을 넘어섰다. 특히 지민의 '약속'은 사운드클라우드 '역대 최다 스트리밍 2위이자 비영어권 노래로는 가장 많이 스트리밍됐다. 전세계 팬들의 실시간 댓글도 볼 수 있다. 한 이용자는 "어느 방송에서 BTS노래를 듣고 멜론에서 검색해봤지만 없어서 사운드클라우드로 넘어오게 됐다"며 "자작곡과 솔로곡 등 비교적 '날 것'의 생생한 노래를 그대로 들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는 팬덤이 많은 유명 가수뿐 아니라 인디 뮤지션들에게도 기회가 된다.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자신의 음악색을 보여줄 수 있는 작업물을 전세계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적인 EDM 뮤지션 알렌 워커나 빌리 아일리시 역시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전세계 음악계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인기 차트를 중심으로 음원을 소비하던 경향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곡들을 듣고 싶어하는 수요가 강해졌다"며 "음원 플랫폼 입장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끌어올 유인이 더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아티스트가 곧 경쟁력"…음원업계, 창작자 지원 사활
/사진=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 공식 홈페이지

이 때문에 최근 음원업계에서는 창작자 커뮤니티를 위한 지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월 한국에 진출한 스포티파이는 연내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에 한국어 버전을 출시한다. 스포티파이는 실시간 스트리밍 통계 분석 데이터와 폭넓은 기능을 제공하는 해당 기능을 2013년부터 무료로 지원해오고 있다. 창작자는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세계 178개국 도시와 성별 및 나이, 스트림형태, 음원별 통계 등 세분화된 데이터 확인이 가능하다. 아티스트 자신의 음악을 플랫폼에 올리기 위해 접수하면 스포티파이의 뮤직 에디토리얼 팀에서 매일 전 세계 2만곡을 듣고 다양한 플레이리스트에 곡을 올린다.

회사에 따르면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 플랫폼은 매달 100만 명이 넘는 아티스트 및 아티스트 관계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60만 명이 넘는 아티스트가 해당 툴을 이용해 곡을 전달했으며, 이들의 음악은 최소 1개 이상의 신곡 레이더(Release Radar) 플레이리스트에 포함됐다. 최근에는 그 일환으로 아티스트 전용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팬 스터디' 웹사이트도 개설했다. 최신 글로벌 청취 트렌드부터 팬들의 상품 구매 습관 데이터까지 범산업적 정보도 선보이고 있다.

스포티파이 관계자는 "이용자가 아티스트의 음원만 스트리밍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실시간으로 아티스트가 본인의 프로필을 꾸미고 가장 좋아하는 자신의 음악을 소개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팬들과 나누고 소통하는 창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5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1위 음원 플랫폼 멜론도 아티스트와 창작자 지원폭 확대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멜론은 지난해 12월 멜론앱 개편과 함께 아티스트가 멜론에 직접 창작물을 업로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신규 플랫폼 멜론 스튜디오를 선보였다. 멜론에 등록된 아티스트라면 누구나 플랫폼에서 본인의 습작과 미발매곡 등을 업로드할 수 있다. 업로드된 곡은 '창작자의 0번째 트랙, 비하인드 트랙'이라는 의미인 '트랙제로'로 멜론에 소개된다. 멜론 스튜디오에서는 창작자가 자신의 음원을 잘 표현할 수 있는 하이라이트 구간과 배경미디어를 직접 설정해 이용자에게 음악 제공이 가능하다. 트랙 관리와 통계를 통해 이용자들의 반응도 살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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