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땡겨요'..이름 좋은데 배달앱들은 '시큰둥', 그래도 한번쯤?

이동우 기자
2021.12.25 09:05

인싸IT

신한은행 배달앱 '땡겨요' 유튜브 광고 / 사진=유튜브 캡처

"은행이 배달을 한다고?"

그런데 그것이 현실로 일어났습니다. 신한은행이 지난 22일 서울 6개구(광진·관악·마포·강남·서초·송파)에서 음식 배달앱 '땡겨요'의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건데요. '오늘 점심 짜장면 땡긴다~ 짬뽕이 땡긴다'처럼 입에 착 달라붙는 이름으로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땡겨요'는 입점 수수료와 광고비를 받지 않으면서 중개수수료율 2%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들고 나왔습니다. 역시 자금력이 풍부한 은행이 만든 앱이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의외로 배달 업계에서는 반응이 잠잠합니다.

현재 배달 시장은 부동의 1위 '배달의민족'를 필두로 주인이 바뀌고 재도약에 나선 '요기요', 단건배달 열풍을 일으킨 '쿠팡이츠' 등 3강이 공고합니다. 치열한 경쟁에 과거 점유율 3위까지 올랐던 배달통은 올해 6월 서비스를 접었습니다.

앞서 낮은 수수료율을 앞세웠던 공공배달앱은 별다른 반향을 못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땡겨요' 역시 배달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신한은행, 플랫폼 운영 경험 無…"배달앱 소통 중요한데"

업계에서는 '땡겨요'를 운영하는 신한은행이 제대로 된 플랫폼 서비스를 해본 적 없다는 점을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합니다. 플랫폼 서비스는 말 그대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얽혀있습니다. 음식점주와 고객을 연결하고, 배달대행사와 라이더를 이용해 음식을 안전하게 배달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업주 불만, 주문 불량, 음식 지연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배민'이 10년 이상 시장 선두를 유지하는 비결로 축적된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꼽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실제 땡겨요 베타 서비스 오픈 이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벌써 앱의 반응성이 느리다는 말이 나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을 운영하다보면 업주,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만만치 않다"며 "지속적인 유지·보수를 통한 일관성 있는 서비스 품질이 가능할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단건배달 없는 '땡겨요', 일반대행으로 경쟁될까
서울 강남구 삼성동 도로에서 배달 노동자들이 배달 물품을 싣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 배달 업계 최대 화두는 '단건배달'입니다. 이 모델로 쿠팡이츠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는데요, 지난해 1월 26만명에 불과했던 월간활성사용자(MAU)가 지난달 656만명까지 늘었습니다. 그만큼 '한 집에 한 건만 배달'한다는 소비자 경험의 혁신이 통한 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땡겨요'는 한 번에 3~4건씩 묶음 배송을 하는 기존 '일반대행' 모델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미 많은 이용자가 단건배달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특히 배달원(라이더)을 구하기 힘든 연말·연초는 단건배달에 비해 2~3배 넘는 시간이 소요되기 십상입니다.

'땡겨요'는 점주 입장에서는 2%라는 낮은 수수료가 장점이지만, 상대적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이용자 혜택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할인 혜택도 일부 제공하지만, 최근 배달대행 수수료가 6000원 수준으로 오른 탓에 체감도 크지 않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수익창출 의문부호, 출혈 마케팅 감내 할까

배달 시장의 치열한 마케팅을 신생 플랫폼인 '땡겨요'가 견뎌낼 지도 의문입니다. 배달은 진입 장벽과 고객 충성도가 높지 않습니다. 이용자 61%가 2개 배달앱을 동시에 이용 중이고, 상위 3사 앱을 모두 이용하는 비율도 22%나 됩니다.

이 때문에 이용자를 끌어오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끊이질 않고 이어집니다.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마케팅에 투입되고, '배민'과 '쿠팡이츠'는 단건배달 시장에서 건당 수만원에 달하는 프로모션 비용을 써가며 '라이더 모시기'에 한창입니다.

일각에서는 '땡겨요'가 은행의 자금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습니다. 하지만 수익 창출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시장의 출혈 마케팅을 어느 선까지 감내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땡겨요'를 데이터 비즈니스 마중물로 활용한다는 신한은행의 계획은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맛스타, 밥고리즘 눈길…새로운 배달앱 강자 되나
/사진=땡겨요 앱 캡처

이런 부정적 전망 속에서도 일부에서는 '땡겨요'가 배달 시장의 메기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기존 배달앱 중개수수료가 12~15%인 상황에서 저렴한 수수료와 '빠른 정산'은 점주들의 호응을 얻을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앱 자체에 시도된 다양한 요소도 이용자 흥미를 유발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땡겨요가 도입한 '맛스타'라는 인플루언서 시스템이 대표적입니다. 리뷰글을 올려 공감과 팔로워를 확보하고, 리뷰를 보고 주문이 발생하면 1%의 리워드를 제공합니다. 짧은 동영상 리뷰는 기존 텍스트 위주의 배달앱 리뷰와 차별화됩니다.

일종의 큐레이션 서비스인 '밥고리즘'(밥+알고리즘) 기능도 도입했습니다. 이용자가 좋아하는 메뉴를 알고리즘이 파악해 취향에 맞는 음식을 주문하도록 돕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은 일단 맛집이 들어와 있어야 고객이 몰리게 되니까 음식점을 확보하는 초반 전략은 나쁘지 않다"며 "배달 시장에 미칠 영향은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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