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AI G3(3강)으로 도약하려면 정부가 '공급자'가 아닌 '조력자'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 주도형 AI 정책이 지속될 경우 민간 투자가 정체돼 예산만 낭비하고 기업 자생력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대규모 GPU(그래픽처리장치) 확보 정책과 AI 인프라 전략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최 의원은 "정부가 월드 베스트 LLM(거대언어모델) 구축을 목표로 기업에 칩이나 인프라를 지원하고 있지만, 이는 원래 기업 스스로 감당했어야 할 영역"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투자수익(ROI) 불확실성을 이유로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되면 자생적 성장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이 정부 지원에 익숙해지면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위축될 수 있다"며 "이는 결국 민간 주도의 AI 생태계 성장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기정통부가 2030년까지 GPU 20만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GPU 대량 확보 이후 이를 실제 운용할 민간 수요와 전문 인력이 부족하면 전력·냉각 인프라 문제와 총소유비용(TCO)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GPU 교체 주기가 짧아 정부가 언제까지 직접 보유·운용할 것인지, 민간 이관 시점은 언제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계별 이행 계획과 명확한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인프라 공급자가 아닌 민간 AI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조력자가 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최 의원은 "정부가 GPU 확보보단 효율적 운용과 민간 투자 활성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국산 NPU(신경망처리장치)·ASIC(주문형 반도체) 활용 비중을 높여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GPU 구매 비용 절감 △AI 데이터센터 부지 지원 △에너지 인프라 보조 △세제 및 금융 인센티브 확대 등 실질적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 의원은 "과기정통부는 GPU 확보 '숫자 경쟁'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민간 자생력 강화와 효율적 예산 집행을 위한 전략적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며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명확히 분담해 지속가능한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