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완료했습니다" 큐브위성도 교신 성공… 누리호가 해냈다

박건희 기자
2025.11.27 14:47

[누리호 4차 성공, 그 이후] ①
누리호 실린 큐브위성 5기, 지상국 교신 성공
민간기업 '발사 이력' 제공 큰 의미
남은 과제는 2027년 이후 '발사 공백'…"추가 발사 확보해야"

누리호 4차 발사 개요/그래픽=윤선정

27일 새벽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4호에 실려 우주 궤도로 발사된 인공위성 13기가 지구와의 교신에 속속 성공하고 있다. 이번 발사는 공공 발사체를 통해 국내 초기 우주 기업에 '발사 이력'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우주항공청(이하 우주청)은 이날 오전 1시 13분 누리호에 실려 발사된 차세대중형위성 3호(이하 차중 3호)가 목표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 후 1시 55분경 남극세종기지 지상국과 양방향 교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차중 3호는 첫 교신에 이어 2시 48분경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 지상국 안테나를 통해 추가 교신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항우연 지상국, 해외 지상국(남극세종기지·노르웨이 스발바르 지상국)과 12차례 양방향 교신을 주고받았다.

연구팀은 교신을 통해 차중 3호에 실린 본체 구성품의 기능을 확인했다. 추가 교신을 통해 위성의 세부 상태정보를 내려받아 정밀 점검을 수행할 계획이다.

차중 3호는 2개월간 초기 운영을 거쳐 임무 준비에 들어간다. 이후 1년간 태양동기궤도에서 지구를 하루에 약 15바퀴 돌며 본격적으로 우주과학연구를 수행한다. 차중 3호에는 바이오 3D프린팅 기반 줄기세포 분화 배양검증 기·우주플라즈마-자기장 측정기·오로라를 관측하는 우주용 광시야 대기광 관측기가 탑재돼 있다.

27일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종합관제실에서 연구진들이 누리호 주 탑재 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 위성 관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부탑재위성 12기도 지상국과 첫 교신을 시도 중이다. 국내 산·학·연이 우주 기술 실험·지구관측 등 다양한 목적으로 개발한 소형 위성 12기는 발사 약 12분 뒤인 오전 1시 25분경 목표 고도인 600㎞에서 성공적으로 사출됐다.

위성 12기는 △신약 실험 플랫폼 'BEE-1000'(스페이스린텍) △지구관측용 큐브위성 '세종 4호'(한컴인스페이스) △광학계 기반 지구관측위성 '잭-003'(코스모웍스) △광학계 기반 지구관측위성 '잭-004'(코스모웍스) △임무후폐기(PMD) 장치 실험위성 '코스믹'(우주로테크) △제주 해양쓰레기 감시위성 '퍼셋1'(쿼터니언) △국산 소자부품 우주검증지원 플랫폼 1호(항우연) △우주 저궤도 통신 서비스 실험위성 '에트리샛'(ETRI) △태양전지 모듈 실험 위성 '인하로샛'(인하대) △지구대기관측 위성 스누글라이트(서울대) △해양쓰레기 관측 위성 '스파이론'(세종대) △초소형 홀추력기 실험위성 '케이-히어로'(KAIST) 등이다.

이날 정오를 기준으로 에트리샛, 잭003·잭004, 인하로샛, 케이히어로 위성 등 5기가 지상국과 교신을 완료한 상태다. 나머지 7기 중 일부는 첫 교신을 시도할 예정이며 아직 교신하지 못한 위성은 예정된 일정에 따라 추가 교신을 계속 시도할 예정이다.

부탑재위성의 교신 시각이 제각각 다른 이유는 개발 주관사들이 개별 지상국과 각자 교신하기 때문이다. 우주청은 발사 후 5일이 지난 내달 2일 부탑재위성의 교신 상태를 종합해 발표할 계획이다.

누리호 4차, '완전한 성공'일까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민간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술 이전을 통해 발사체 제작 전 과정을 주관한 누리호 4호기는 오로라·대기광 관측과 우주 자기장·플라스마 측정 등을 위한 위성 13기가 탑재됐다. /사진=뉴시

27일 오전 1시 13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4호가 발사되고 있다. /영상=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번 누리호 4차 발사는 탑재위성 13기를 정해진 순서대로 목표 궤도에 정확히 올려놨다는 점에서 우선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술적 의미에서의 성공은 탑재체 분리 시 고도가 목표 고도 범위에 들어오는지 여부로 판단한다. 항우연에 따르면 탑재체 분리 시 누리호 고도는 601.3㎞로, 발사 성공 기준으로 설정된 600㎞± 35㎞의 범위를 만족했다.

사회·경제적 측면에서는 민간 주도형 '뉴스페이스' 시대를 성공적으로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발사는 민간 체계종합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우연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주관한 첫 민간주도형 발사다. 아울러 국내 우주 기업·대학이 자체 개발한 다양한 목적의 인공위성을 실제 우주 궤도에 올림으로써 상업적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게 됐다.

진정근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1~3차 발사가 항우연 주도의 개발 시험이었다면 4차 발사부터는 민간 참여가 본격화된 것"이라며 "발사 운용은 여전히 항우연이 맡고 있지만, 5·6차 발사에서 참여 범위가 확대될 것이기에 최종적으로는 민간 주도의 발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단순히 누리호의 민간 주도 발사 가능성을 넘어 기업이 자체적으로 기술을 내재화해 향후 민간 주도의 발사체 개발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시스템혁신실 우주공공팀장은 "차중 3호와 함께 탑재된 다수의 민간·대학 큐브위성은 발사 비용 부담으로 궤도 투입 기회를 얻기 어려운 초기 기업들에게 공공 발사체를 통해 '발사 이력'을 확보해 주었다는 의미가 있다"며 "이는 뉴스페이스 생태계를 키우기 위한 매우 현실적인 정책 수단"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발사 공백이 길어지면 산업 생태계와 발사 운용 인력, 공급망이 동시에 약화한다. 이를 막으려면 반복 발사와 기술 유지, 최소한의 상업 수요를 지원하는 브릿지 프로그램으로서의 '누리호 헤리티지 사업'을 설계하고 중기재정계획에 반영할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누리호 4호가 발사 후 그린 궤적 사진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는 현재 2차례 발사만을 앞두고 있다. 내년 6월 예정된 5차 발사, 2027년 9월 예정된 6차 발사를 끝으로 국가 주도 누리호 발사 사업인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은 종료된다. 이후로는 정해진 발사 계획이 없어 '발사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주청은 앞서 누리호 7차 발사를 위해 누리호 헤리티지 사업을 기획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신청한 바 있지만 지난 8월 불발됐다. 누리호가 이미 여러 차례 발사된 만큼 사업의 R&D(연구·개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5차 발사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도권이 커질 예정인 만큼 사업의 민간 주도적 성격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재상 우주청 우주수송부문장은 "내년도 우주청 예산안에 7차 추가 발사분이 반영됐다"며 "8차 추가 발사를 마련하기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세부적인 개발 계획을 나누고 있다. 발사체 성능 개량, 단가 개선 등 발사체 양산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꼭 필요한 사항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