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 카카오톡 알림이 울렸다. 카카오의 AI 온디바이스 서비스 '카나나'가 오늘의 일정과 하루 뒤 약속들을 브리핑해줬다. 지인과 저녁 메뉴를 고민한다고 하자 근처 맛집을 추천해주겠다고 먼저 제안해왔다.
카카오는 최근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정식 출시하며 메신저 안에 AI 비서 기능을 확대했다. 이용자가 말을 꺼내기 전에 먼저 말을 걸고 정보를 제안하는 '선톡'과 일정 등을 알려주는 '브리핑'이 핵심 기능이다. 다만 직접 써보니 맥락을 정교하게 읽어내기보다, 불필요한 순간에도 먼저 끼어드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편의성을 내세운 서비스이지만 자칫 과잉 개입으로 인한 피로감을 키울 수 있어 기술 고도화가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카카오는 최근 온디바이스 AI 기반의 카나나 지원 기기를 기존 아이폰(iOS)에서 갤럭시 S22·Z 폴드·Z 플립4 이상으로 확대하며 대중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일부 iOS 이용자를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이번 기기 확대를 계기로 공식 출시했다.
서비스의 골자는 두 가지다. 대화 맥락을 파악해 지식 검색이나 장소 추천 등을 AI가 먼저 제안하는 '선톡'과, 매일 아침 일정을 요약해주는 '브리핑'이다. 카카오톡 앱을 벗어나지 않고도 카카오맵·카카오톡 선물하기·예약하기 등 자사 생태계와 연동해 끊김 없는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는 게 강점이다. 이를테면 "자취하는 친구에게 힙한 수건을 선물하고 싶다"는 대화에 "예쁜 수건 선물을 추천해드릴까요?"라는 선톡이 뜨고 원할 경우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 다양한 수건을 이유와 함께 추천해준다.
하지만 실제 대화방에서 카나나는 일상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로도 작용했다. 지인과 AI 발전으로 인한 일자리 대체를 걱정하는 대화를 나눴더니 뜬금없이 직업을 추천했다. 선물을 고민하는 대화에도 불쑥 끼어들어 내놓은 제안은 자사 서비스 결제를 유도하는 타깃 광고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선톡'의 개입 강도가 도움이 아닌 간섭이 될 수 있어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카카오 역시 초기 서비스의 한계를 인식하고 사용성 개선과 피드백 수집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13일에는 자체 AI 앰배서더 프로그램 '카나나 429'의 규모를 기존 20명에서 100명으로 5배 늘리고 발대식을 가졌다. 참여자들은 5개월간 카카오의 최신 기술을 체험하고 심층 리뷰를 제공한다. 단순 홍보를 넘어 외부의 객관적 시각을 통해 기술적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의도로, 사내 기술 전도사인 '에반젤리스트'가 그 중심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카카오는 서비스 초기인 만큼 안정성 확보와 모델 고도화에 우선 집중할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편의성을 높일 업데이트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카톡 대화방에 카나나가 생성한 답변이나 일정을 공유하는 기능을 추가해 함께 정보를 탐색하고 일정을 관리하며 이용자 간 인터랙션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