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어냄의 미학'이 돋보이는 초슬림폰."
모토로라가 출시한 '쌀알 두께' 스마트폰 '엣지 70'을 2주간 쓰면서 느낀 점이다. 성능과 카메라는 적당히 타협하면서도 초슬림 스마트폰의 약점으로 꼽히는 배터리와 발열 문제를 잡아냈다. 운동용·동영상 시청용 등 서브폰(특정 용도로 쓰는 보조 휴대전화) 틈새시장을 겨냥한 모토로라의 노림수가 엿보인다.
모토로라는 지난 1월 엣지 70을 국내 정식 출시했다. 두께는 5.99㎜로 종이 35장 정도고 무게는 159g으로 야구공(141.7~148.8g)보다 조금 무겁다. 투명 케이스를 씌운 채 실측한 무게는 178g으로 케이스가 없는 아이폰 17(177g)과 비슷했다.
우선 저장능력이 좋은 실리콘-카본 양극 배터리를 사용해 충분한 배터리 용량(4800mAh)을 확보했다. 초슬림폰은 두꺼운 배터리를 내장할 수 없어 배터리 용량이 작은 게 약점인데, 엣지 70 배터리 용량은 지난해 출시된 초슬림폰 '갤럭시 S25 엣지'(3900mAh 추정)나 '아이폰 에어'(3149mAh 추정)는 물론 갤럭시 S26(4300mAh 추정)이나 아이폰 17(3600mAh 추정) 기본형보다도 크다.
실제 1시간 동안 유튜브 동영상을 스트리밍하는 동안 배터리 소모율은 7%였다. 68W 고속 충전으로 50% 충전하는데 걸린 시간은 42분 이었다. 15W급 무선 충전도 가능하다. 다만 실리콘-카본 양극 배터리는 화재·팽창 위험이 있고 수명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0원'에 구매할 수 있는 가격도 강점이다. 엣지 70의 국내 공식 출시가는 55만원이다. KT 공식 온라인몰 'KT닷컴'에서 5G 심플 110GB' 요금제(월 6만9000원)를 선택하면 공통지원금 45만원과 추가지원금 10만원이 제공돼 단말기 할부금이 '0원'이 된다. 유럽 출시가격(799유로, 약 139만원) 대비 60% 가량 저렴하다. 유럽 모델의 저장공간이 512GB(기가바이트)로 한국 모델(256GB)보다 크지만 저장공간에 따른 가격 차이가 통상 10~20%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이 높다.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낮은 마진을 감수하고 저가에 출시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토로라는 현재 한국 시장 점유율이 낮아 일단 이름을 알리는 게 중요할 것"이라며 "수익 창출은 그 다음 단계"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모토로라의 한국 모바일 시장 점유율은 0.04~0.06%에 불과했다. 엣지 70이 출시된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의 점유율은 0.08~0.09%로 소폭 확대됐다.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7 4세대'가 탑재됐다. 보급형 라인으로 3년 전 출시된 '갤럭시 S23'(스냅드래곤 8 2세대)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출시된 고성능 게임을 구동하기는 어렵지만 동영상 재생, 메신저 이용 등에는 충분하다. 또 AP 성능을 낮춘 덕분에 발열 문제가 잡혔다. 실사용 중에도 발열은 거의 없었다. 초슬림폰은 대체로 베이퍼 챔버(냉매를 순환시켜 열을 분산시키는 발열관리 부품)를 장착하지 못해 발열이 심한 편이다.
카메라는 5000만 화소급 3개가 탑재됐다. 망원 렌즈가 탑재되지 않아 줌인 성능은 아쉽지만 서브폰으로는 충분한 수준이다. 모토로라 관계자는 "엣지 70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며 "다음 단계는 수익성 개선보다는 라인업 다양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