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계 3위 사업자인 딜라이브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재무제표가 공개된 2006년 이후 최초 사례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확산으로 인한 코드 커팅(가입자 이탈) 속 미래 성장동력 부재로 케이블TV 산업 자체가 '벼랑 끝'에 내몰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딜라이브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9% 감소한 3638억원, 영업이익은 21배 증가한 39억원이다. 지역방송 제작비를 전년(31억원)의 10분의 1 수준인 3억원으로 축소하는 등 고강도 비용절감으로 단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재무구조는 오히려 악화했다. 전년 대비 4배 수준인 641억원의 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해서다. 자본총계가 –741억원을 기록하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전환했다. 딜라이브 인수시 취득한 영업권(경영권 프리미엄)이 회수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실제 현금이 나간 건 아니지만 케이블TV 미래 성장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아직 장부상에 1351억원의 영업권 잔액이 남아있어 향후 실적 개선이 미진할 경우 추가적인 재무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딜라이브는 지난해 만기연장한 차입금 2611억원에 대해 이자 감면 및 납부기간을 유예했다. 딜라이브 연결재무제표를 감사한 삼정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주요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 중 완전자본잠식을 기록한 것은 현재 딜라이브가 유일하지만, 업계에선 "남 일이 아니다"라며 촉각을 곤두세운다. 업계 관계자는 "뉴미디어가 등장할 때마다 케이블TV는 위기였는데, 이제는 진짜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이라며 "3~4년 내엔 진짜 폐업하는 사업자가 나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