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 벼랑 끝 케이블TV] ②

"케이블TV 가입할 필요 있나? 넷플릭스만 보면 되지."
지역 기반의 안정적인 고객 확보로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렸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케이블TV) 산업이 벼랑 끝에 몰렸다.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확산과 규제 불균형 속 산업 전체가 가입자 감소와 수익성 하락이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다.
6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케이블TV 가입자는 꾸준히 감소해 2025년 상반기 기준 1209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LG헬로비전(2,285원 ▼65 -2.77%)과 SK브로드밴드, 딜라이브 등 대형 케이블TV 사업자와 개별 사업자 9곳 등 총 14개사를 더한 수치다. 내달 발표될 통계에서는 1200만명선이 무너질 것으로 점쳐진다.
실적도 크게 줄었다. 2024년말 14개사의 방송사업 매출액은 1조6835억원으로 10년 전인 2014년 대비 2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48억원으로 97%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0.9%에 그쳐 적자를 겨우 면했다.


케이블TV는 통신사와의 결합 할인이 가능한 IPTV에도 열세다. 유료방송사업자 내 케이블TV 점유율은 2014년 약 50%에서 2025년 상반기 약 33%로 축소됐다.
케이블TV가 위기에 몰린 원인은 △OTT 활성화로 인한 가입자 감소 외에 △정부의 요금 규제 △영업익보다 많은 방송통신발전기금(이하 방발기금) △막대한 프로그램 사용료 등 크게 네 가지다.
넷플릭스 등 외산 OTT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거대 콘텐츠 소비 플랫폼으로 자리한 탓이 크다. 정규 방송이나 뉴스 없이 넷플릭스만 보면 된다는 생각으로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는 '코드 커팅' 현상이 늘면서 이용자 기반이 붕괴됐다.
역차별 규제는 개선 기회를 막았다. 2022년까지 케이블TV 사업자의 약관과 요금제는 모두 정부 '허가제'로 운영됐다. '신고'만 하면 됐던 OTT에 비해 유연한 가격 정책이 불가능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현재는 정부가 케이블TV에도 '신고제'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수리' 절차가 필요해 허울 뿐인 신고제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매년 매출액의 1.5%를 방발기금으로 걷는 것과 지역 채널 의무 등도 큰 부담이다. 업계 전체의 영업이익률이 0.9%인데, 이보다 많은 기금을 납부하고 지역채널에 투자해야 한다. 프로그램 제작자(PP)에 지급하는 막대한 프로그램 사용료도 문제다. 수신료 매출의 90% 이상이 프로그램 사용료로 지급될 정도여서 방송콘텐츠 대가 산정에 대한 정부 중재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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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본산'인 미국 역시 케이블TV 산업은 쇠퇴 국면이다. 2013년 1억명을 넘었던 가입자는 지난해 1분기 기준 약 6600만명 수준으로 약 35% 감소했다. 이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소규모 케이블TV 사업자에 대해 요금 보고 의무 면제, 가격 정책 자율권 확대, 복수 방송사 소유 허용 등 규제를 완화한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30년전 호황기에 만들어진 낡은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최소한의 시장 대응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