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50주년을 맞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가 미래 50년을 이끌 핵심 기술로 '로봇 지능'을 꼽았다. 인간과 교감하며 스스로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메타 RFM(로봇파운데이션모델)을 개발해 로봇 생태계에 정착시킨다는 목표다.
ETRI는 28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50주년 기념 'AI의 최종병기, 피지컬 AI로 가는 길' 포럼을 열고 산·학 전문가와 공동 추진할 '피지컬 AI' 전략을 공개했다.
발표를 맡은 유원필 ETRI 인공지능창의연구소장은 국내 AI 로봇 현황에 대해 "AI 원천 기술 역량은 선도국 대비 19% 수준이고, 로봇 지능의 핵심 기술인 RFM(로봇파운데이션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이 부족하다"며 "전반적으로 자본과 기술을 연계하는 국내 협력 생태계는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로봇의 '뇌'가 로봇 가치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이고 향후 AI 로봇 산업의 공급망도 지능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ETRI는 지난 50년간 확보한 AI반도체·사이버보안·온디바이스AI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 하드웨어보다는 로봇 지능과 같은 소프트웨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소장은 차세대 피지컬 AI 기술 확보를 위해 ETRI가 추진할 핵심 전략으로 △메타 RFM 기반 유연 로봇 지능 확보 △자율성장 AI 로봇 생태계 구축 △소버린 로봇 데이터 구축 및 활용 등을 꼽았다.
메타 RFM은 여러 영역에서 뛰어난 전문 지능을 하나의 두뇌처럼 연결한 아키텍처를 말한다. 로봇 하드웨어의 형태에 구애받지 않고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지능이다. 유 소장은 "'자율성장'과 '교감지능'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경험을 통해 스스로 배우고 발전하는 동시에 언어를 기반으로 사람과 소통하는 로봇 소프트웨어다.
AI 로봇의 지능 수준을 평가할 '로봇지능체계' 개발에도 착수했다. '레벨0'부터 '레벨4'까지 구성된 체계로 AI로봇의 인식, 예측, 자세 유지 등 여러 지능 수준을 매기는 평가 기준이다.
동시에 AI 로봇의 안전성과 책임을 규정할 'AI 로봇 강령'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오작동이 발생하거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인간의 안전'이 최우선적 가치가 되는 AI 로봇 개발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AI 로봇의 설계, 개발, 시험, 배포 전 과정에서 로봇 개발자가 참고할 '필수 강령'이 된다. 유 소장은 "AI 로봇은 원칙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하고, 인간이 관측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ETRI에서 AI 로봇 강령의 초안을 준비 중이며 향후 학계에 공개해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일 취임 후 첫 공식 석상에 선 박세웅 ETRI 원장은 "생성형 AI를 넘어 로봇·자율주행 등 물리 세계와 결합한 피지컬 AI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이번 포럼을 마련했다"며 "창립 50주년을 계기로 산·학·연·관과 함께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핵심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