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의 고민이 있는 곳에, AI 전환의 고민이 있는 곳에 먼저 가 있겠습니다."
김형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원장은 AI 대전환의 시대에 NIA 수장을 맡아 책임감을 묵직하게 받아들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1987년 한국전산원으로 출발해 약 40년간 국가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온 NIA는 이제 국가의 AI 전환(AX)을 돕는다. 김 원장이 지난 4월 취임 일성으로 'AI 대전환 핵심 싱크탱크'가 되겠다고 선언한 배경이다.
그는 무엇보다 AI 성능을 좌우할 양질의 데이터를 AI 친화적으로 만들어 공급하는데 방점을 뒀다. 공공데이터는 국가 자산이자 '원석'과도 같다. 특히 NIA가 관리하는 한국의 공공데이터는 OECD 공공데이터 평가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값진 원석이다. 이를 AI 친화 데이터라는 '보석'으로 잘 다듬어 국민 생활의 질적 개선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김 원장은 "과거 데이터를 우리가 제공해왔다면 AI 시대에는 자동화된 AI 에이전트들이 공공데이터를 알아서 수집하게 될 것"이라며 "AI 에이전트들이 공공데이터에 쉽게 접근하도록 MCP(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 서버 도입을 강화하고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형철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임기 내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크게 세가지입니다. 첫째, 범정부 AI 대전환을 위한 싱크탱크의 역할입니다. AI 기본법에 따라 NIA는 인공지능정책센터로 단독 지정됐습니다. 공공·국방·의료·제조 등 모든 분야의 AI 전환을 기획·조율하는 전문기관으로서 공공 AX 분야의 설계자이자 선도적 실행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AI 친화적 데이터 제공 체계 구축입니다. AI 에이전트가 데이터를 직접 탐색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원(One)-윈도우를 중심으로 공공데이터포털, AI허브, 민간 데이터 플랫폼을 연계하는 국가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다양한 데이터를 AI와 연결하는 표준기술인 MCP(Model Context Protocol) 기반 환경 구축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셋째, '모두의 AI'를 위한 기반 마련입니다. AI 격차는 디지털 격차보다 훨씬 복잡하고 심각합니다. AI를 다룰 수 있는 편차와 난이도 뿐 아니라 경제 여건에 따라 격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료 모델이냐, 유료 모델이냐, 얼마짜리냐에 따라 AI가 내놓는 답과 사업계획의 수준이 달라집니다. AI로 인한 사회의 양극화가 크게 우려되는 이유입니다. NIA는 전국 AI·디지털 배움터를 69개소로 확대하고 AI 디지털 튜터 1000명을 양성해 누구나 생활 가까이에서 AI를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합니다.
- AI 친화 공공데이터 사업이란 무엇인가요.
▶ AI가 데이터를 탐색·활용하려면 선제적으로 데이터의 표준화가 필요합니다. 기존에는 기관별로 데이터 형식과 제공방식이 달라 AI가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NIA가 행정안전부와 함께 데이터 표준, 메타데이터, 품질 기준,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제공 방식 등을 포함한 'AI 친화적 공공데이터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습니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할 환경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해도 실제 사용되지 않으면 안되겠죠. 지난해 시작한 'AI·고가치 공공데이터 톱 100' 사업은 실제 기업과 산업에서 AI서비스를 개발하고 사업화할 가능성이 높은 공공데이터, 이를테면 교통카드 이용내역 합성데이터나 법률 데이터 등을 발굴해 표준화하고 개방하는 겁니다. 지난해 교통카드, 위성영상, 농산물유통데이터 등 10개를 개방했고 올해는 화학물질 안전정보, 지하철 혼잡도 및 안전시설, AI 국악 음원 및 이미지 등 25개를, 내년에는 30개 공공데이터를 개방할 예정입니다.
또 그동안 원-윈도우를 통해 누구나 한 곳에서 데이터를 검색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를 AI 에이전트도 쉽게 쓸 수 있도록 MCP 서버 형태로 만들고 확산할 계획입니다.
- 사업 성과 사례로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공공데이터는 저작권이 정부에 있어 활용하기 쉽고, 스타트업·강소기업의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AI 기술이 결합돼 국가 경제 역동성을 높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공적 마스크 앱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공장 생산량부터 소비·판매량까지 공공데이터가 개방돼 마스크 판매 현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앱 서비스가 민간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온 국민이 효능감을 느낀 사례가 됐죠.
법률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네플라'는 법률 시장에서 성공적인 AX를 이뤄냈습니다. 법제처의 중앙부처 법령해석, 특별행정심판 재결례 데이터 등 파편화된 데이터를 우리 공공데이터포털에서 기계 판독이 가능한 오픈 API 형태로 일괄 제공받아 개발한 서비스를 연내 공식 출시할 예정입니다.
시니어 돌봄 플랫폼 기업 '케어닥'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장기요양시설 평가 정보·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병원 정보 등 공공데이터를 받아 돌봄 서비스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였습니다. 그 결과 매출이 2019년 11억원에서 지난해 133억원으로 성장했습니다.
NIA는 앞으로 정형 데이터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 음성 등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까지 개방 범위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 AI 전문 인력이 공공에서도 부족합니다. 인재 육성 전략은 무엇입니까.
▶내부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AI챔피언 역량인증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AI챔피언은 행정 현장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실제 행정서비스 개선과 업무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실무형 공직자를 말합니다. 인증은 그린·블루·블랙 3단계로 구성되는데, AI 기초 이해와 활용이 가능하면 '그린', 실제 담당 업무에 AI·데이터를 적용해 행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블루', 기관 전체의 AI 전환을 이끄는 거점 리더 수준이면 '블랙'입니다.
- 앞으로 포부를 밝혀주십시오.
▶이번 정부가 AI에 승부를 걸고 있는데, 실제 성과를 내고 AI 기술이 발전하도록 보탬이 되는게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