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XA 우주소재 전문가들 한국 온다…한일 '극한소재 동맹' 시동

JAXA 우주소재 전문가들 한국 온다…한일 '극한소재 동맹' 시동

류준영 기자
2026.07.2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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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전북분원, 6일 '2026 KCCI' 개최…JAXA 등 한일 우주소재 전문가 집결
365℃ 견디는 폴리이미드 복합재부터 1000℃ 극한환경 SiC·CMC까지 신기술 공개
우주청·출연연·대학·스타트업 총출동…K-우주포럼 회원사 초청 민간 협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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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JAXA의 이시다 유이치(Yuichi Ishida) 박사, 구보타 유키(Yuki Kubota) KENQ 대표/사진=KIST
(왼쪽부터)JAXA의 이시다 유이치(Yuichi Ishida) 박사, 구보타 유키(Yuki Kubota) KENQ 대표/사진=KIST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서 항공우주용 고온 복합소재를 연구해온 전문가들이 한국을 찾는다. 달·화성 탐사와 재진입 비행체, 우주 모빌리티 등 차세대 우주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극한환경 소재' 기술을 놓고 한국과 일본의 산학연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댄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 복합소재기술연구소는 내달 6일 전북 완주 KIST 전북 분원 대강당에서 '2026 KCCI(KIST Composite Conference International)'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우주용 복합소재로 여는 K스페이스의 새로운 미래'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기존 미국·유럽 중심의 국제협력을 넘어 세계적인 복합소재 기술력을 보유한 일본과 연구·산업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KIST는 지난 1월 우주용 복합소재 국산화를 위해 전북 분원에 '우주용복합소재연구단'을 출범시킨 바 있다.

행사에는 JAXA를 비롯해 △우주항공청(KASA)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 등 연구기관과 대학, 우주·소재 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KIST 전북 복합소재기술연구소는 머니투데이가 운영하는 민간 우주산업 네트워크 'K-우주포럼' 회원사로, 이날 행사에 포럼 회원사들도 대거 초청해 연구기관과 민간 우주기업 간 기술 교류와 공동 연구개발(R&D) 협력 기회를 넓힐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특히 '연구실에서 개발한 첨단 소재를 실제 우주에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예정이다. 고온 폴리이미드·탄소섬유 복합재부터 탄화규소(SiC) 섬유와 세라믹기지복합재(CMC), 방사선 차폐소재, 우주복 소재, 초저궤도(VLEO) 추진체용 소재까지 우주산업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소개된다.

JAXA 이시다 박사, '365℃ 견디는' 차세대 우주 복합소재 공개

가장 주목되는 발표자는 일본 JAXA의 이시다 유이치(Yuichi Ishida) 박사다. 이시다 박사는 JAXA 항공기술부문에서 20년 이상 고온 고분자와 항공우주용 폴리이미드 복합소재를 연구해온 전문가다. 도쿄공업대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스미토모베이크라이트 연구원을 거쳐 2003년부터 JAXA에서 연구를 수행해왔다. 현재 주요 연구 분야는 항공우주용 폴리이미드 복합재, 고온 고분자, 고분자 합성이다.

이날 이시다 박사는 '이미드 용액 프리프레그로 제조한 TriA-X 폴리이미드·탄소섬유 복합재 개발'을 주제로 발표한다.

이시다 박사 연구팀은 높은 온도에서도 쉽게 변형되지 않는 특수 플라스틱 소재인 'TriA-X 폴리이미드'를 개발하고, 이를 가볍고 강한 탄소섬유와 결합해 항공우주용 복합소재로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소재를 얇은 층으로 만든 뒤 여러 겹 쌓아 두께 8.8㎜의 복합재를 제작했다. 그 결과 내부에 빈 공간이나 균열이 거의 없는 안정적인 구조를 구현했으며, 365℃의 고온에서도 소재의 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높은 내열성을 확인했다.

우주선과 발사체는 비행 과정에서 극심한 온도 변화에 노출되는 만큼, 이처럼 가벼우면서도 높은 열을 견디는 소재는 우주 구조물의 무게를 줄이고 안전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는 설명이다.

KIST 전북 포럼위원회 위원장 이성호 책임연구원은 "우주선과 발사체, 고속 항공기 등에 사용되는 소재는 지상과 비교하기 어려운 극한의 온도와 압력, 진동을 견뎌야 한다"며 "특히 무게가 곧 발사비용으로 연결되는 우주산업에서는 소재의 경량화와 내열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JAXA·IHI 거친 구보타 대표…"좋은 소재보다 중요한 건 실제 쓰이게 하는 것"

두 번째 일본 발표자인 구보타 유키(Yuki Kubota) KENQ 대표는 '소재 연구를 사회적 구현으로 연결하기'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구보타 대표는 JAXA와 일본 대표 우주·방산기업인 IHI 에어로스페이스(Aerospace)에서 연구원과 사업개발자로 근무한 뒤 2024년 일본 쓰쿠바에서 딥테크 스타트업 KENQ를 창업했다.

그는 JAXA에서 1000~2000℃ 이상의 극한 열환경에서 작동하는 구조·소재를 연구했고, 경량 열보호시스템(TPS) 개발 프로젝트 등을 수행했다. 이후 IHI 에어로스페이스에서는 첨단 복합재와 우주비행체용 열보호시스템 연구뿐 아니라 개발된 소재 기술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기술사업화 업무를 맡았다.

KENQ는 1000℃가 넘는 초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특수 소재와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가볍고 열에 강한 탄화규소(SiC) 섬유와 세라믹 복합소재(CMC), 우주선 표면을 뜨거운 열로부터 보호하는 코팅·열차폐 기술 등이 있다. 우주선이나 탐사선이 대기권에 진입할 때 발생하는 극심한 열을 견디기 위한 핵심 기술로, 우주항공뿐 아니라 발전·에너지 등 고온 환경의 산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KENQ는 이러한 첨단 소재가 성능은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싸고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SiC 섬유와 CMC를 더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연구실의 첨단 소재를 실제 산업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대기권에 다시 진입하는 우주 캡슐이나 비행기처럼 활주로를 이용하는 우주선인 '스페이스플레인' 등에 필요한 부품 개발과 소재 성능 평가도 지원하고 있다.

달 탐사 로버부터 우주복까지…'K-우주소재' 총출동

국내 발표자들도 차세대 우주탐사에 필요한 소재 기술을 대거 공개한다.

강경인 우주항공청 국장은 우주과학탐사 로드맵과 탐사 전략을 소개한다. 정부의 달·화성 탐사 전략과 향후 필요한 핵심 기술을 짚으면서 뒤이어 발표될 우주소재 기술의 정책적·산업적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KIST 유재상 센터장은 AI 기반 방사선 차폐·초경량·능동형 지형 적응 차세대 우주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 현황을 발표한다. 달과 화성처럼 지형이 불규칙하고 방사선이 강한 환경에서 움직이는 탐사 로버의 구조체를 얼마나 가볍고 강하게 만들 것인지가 핵심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류동석 박사는 달 탐사 모빌리티와 첨단소재의 필요성, UEL 이재호 박사는 산업계 관점에서 융복합 소재 수요와 민간 주도 로버 시스템 개발 방향을 발표한다.

우주 방사선 문제도 주요 의제다. 스페이스앤빈 민경령 대표는 극한 우주환경에서 전자장비를 보호하기 위한 통합 차폐소재 기술을 발표하고, KAIST 김현정 교수는 실제 우주 임무 투입에 앞서 소재의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하는 우주환경 모사·시험 기술을 소개한다.

KIST 주용호 박사는 질화붕소나노튜브(BNNT)와 단일벽탄소나노튜브(SWCNT)를 결합해 신축성과 3D 프린팅 특성을 갖도록 한 다중 방사선 차폐 복합소재를 소개한다.

이어 데크카본 임동원 소장은 SiC 섬유에서 SiC·SiC 세라믹기지복합재 부품까지 이어지는 제조 기술, 한국항공대 남영우 교수는 초저궤도 환경에서 홀추력기 방전벽에 적용할 수 있는 복합소재 기술을 발표한다.

마지막 발표는 KIST 김대윤 박사가 맡는다. 서로 다른 종류의 나노튜브 섬유를 일체형으로 결합해 심우주 탐사용 우주복의 방사선 차폐 성능을 높이는 기술을 소개한다. 달을 넘어 화성 등 심우주 유인탐사 시대를 겨냥한 차세대 우주복 소재 기술이다.

KIST 전북분원, 탄소복합소재에서 '우주소재 허브'로

이번 행사가 열리는 KIST 전북 복합소재기술연구소는 국내 첨단 복합소재 연구의 주요 거점이다. 2008년 전북 완주에 설립된 연구소는 탄소섬유와 탄소나노튜브(CNT), 질화붕소나노튜브(BNNT) 등 첨단 복합소재를 연구하며 우주·국방·모빌리티·에너지 분야 응용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역 대학·기업과 산학연 협력을 통해 기술이전과 인력 양성도 추진하며 72개 패밀리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우주용복합소재연구단'이 KIST의 7번째 임무중심연구소로 공식 출범하면서 연구 방향을 우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달·화성 탐사 로버 구조체와 방사선 차폐, 열전달·전기전도 소재 등 극한 우주환경에 필요한 핵심 복합소재 개발이 목표다.

KIST 전북분원이 보유한 일부 우주소재 기술은 이미 실제 우주환경 검증 단계까지 진입했다. 연구소가 개발한 중성자 차폐 소재는 NASA의 우주정거장 태양광 패널 구조물에 부착돼 6개월 동안 우주환경 노출 시험을 거쳤다.

KIST 전북분원이 다음 단계로 추진하는 핵심 사업은 '우주 환경 모사 시험 인프라' 구축이다. 현재 국내 기업이 우주소재를 실제 우주환경에 가까운 조건에서 종합적으로 검증하려면 해외 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KIST는 방사선 조사와 극저온·고온, 미세 입자 충돌, 활성산소 영향 등 여러 우주환경 조건을 복합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시험 인프라를 구축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목표 시점은 2030년이다.

이 시설이 구축되면 국내 우주 스타트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헤리티지(우주 검증 이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우주산업에서는 아무리 좋은 소재나 부품이라도 실제 우주환경에서 작동했다는 검증 이력이 없으면 상용화와 해외 진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공신력 있는 검증 인프라 역할을 맡을 경우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시험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KIST의 구상이다.

최원국 KIST 전북분원장은 " 우주소재는 연구개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시스템에 적용하고 우주환경에서 검증하는 과정이 필수적인 만큼 연구기관과 민간기업 간 연계가 중요다"며 "이번 KCCI는 KIST 전북분원의 전략을 해외 연구기관과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로 확장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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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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