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했어, 천리안 1호"…韓 최초 정지궤도 인공위성, '역사 속으로'

박건희 기자
2026.06.08 15:28

항우연, 8일 새벽 천리안 1호 폐기 기동 수행
연료 완전 소모 전 '능동 폐기'…"위성 전 주기 기술 완성"

8일 오전 대전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위성관제실에서 연구원들이 폐기기동 완료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대한민국 최초의 정지궤도 인공위성 '천리안 1호'의 운영이 8일 공식 종료됐다. 남은 임무는 후속 위성인 천리안위성 2A호와 2B호가 이어받는다.

8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오전 1시 32분 천리안위성 1호의 폐기기동 및 부품 비활성화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천리안 1호는 2010년 6월 발사한 정지궤도 위성이다. 지난 16년간 우리나라 기상·해양 관측 및 통신 임무를 수행했다. 천리안 1호의 발사로 한국은 세계 7번째 기상관측 위성 보유국 반열에 올랐다. 해외 관측 위성에 의존하던 기상 정보를 독자 기술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기상 탑재체가 9년에 걸쳐 촬영한 56만여 장의 영상은 태풍과 집중호우 등 재난성 기상현상을 관측하는 데 활용됐다. 해양 탑재체가 촬영한 3만여 장의 영상은 서·남해 적조 및 해양오염 관측 등 해양환경 모니터링에 쓰였다. 통신 탑재체는 국내 최초로 정지궤도 위성을 활용한 위성통신 시험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는 국내 위성 통신 상업화의 기반이 됐다.

천리안 위성 1호/사진=항우연

항우연은 발사 이후 16년간 천리안 1호를 안정적으로 운영했다. 그간 위성이 비행한 거리는 약 16억㎞에 달한다. 특히 2021년 4월부터 위성을 남북 방향으로 움직일 때 위치 기동을 줄이는 '경사궤도 운영 방식'을 도입해 연료 소모량을 크게 절약했다.

항우연 연구팀은 8일 오전 천리안 1호의 모든 탑재체 전원을 차단했다. 이후 6회에 걸쳐 위성을 고도 약 3만5786㎞의 기존 정지궤도보다 300㎞ 더 높은 폐기궤도(무덤 궤도)로 이동시켰다. 폐기궤도 진입 후에는 위성 내 잔여 연료를 모두 배출하고 추진계와 전력계를 비활성화시킨 후 전원을 완전히 차단했다. 이 자리에는 약 20여년 전 천리안 1호 개발에 참여한 연구진이 천리안 1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리안 1호는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능동 폐기'를 수행한 첫 사례기도 하다. 수명이 끝난 위성을 궤도에 방치하면 다른 위성과 충돌하거나 주파수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 능동 폐기는 이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위성의 연료가 남은 상태에서 운영 기관이 스스로 위성을 통제해 폐기궤도로 이동시키는 작업을 말한다.

항우연은 "국제사회의 우주잔해물 저감 가이드라인을 엄격히 준수했다"며 "후속 위성인 천리안위성 3호에 궤도 및 주파수 자원을 안정적으로 승계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천리안 1호의 임무 중 기상 임무는 후속 위성인 천리안위성 2A호가, 해양 임무는 천리안위성 2B호가 이어받았다.

이상철 원장은 "천리안위성 1호는 지난 16년간 기상·해양 관측과 통신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우리나라 최초의 정지궤도 위성"이라며 "안정적인 임무 완수에 이어 후속 위성을 위해 궤도를 비워주는 능동 폐기를 수행해 국가 위성의 전 생애주기 운용 역량을 입증한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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