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다음은 안경?…AI 타고 다시 불붙은 스마트글래스 전쟁

김평화 기자
2026.06.09 12:00
샤람 이자디 구글 XR 부문 총괄 부사장이 2026년 5월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 I/O 2026' 개발자회의에서 젠틀몬스터와 워비파커가 디자인한 안드로이드 XR 스마트글래스를 소개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한때 실패한 미래 기술로 평가받던 스마트글래스가 다시 주목받는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단말 경쟁이 본격화하면서다.

메타는 최근 한국에서 AI 안경 '레이밴 메타'를 공식 출시했다. 사진·영상 촬영은 물론 실시간 번역과 AI 음성 비서 기능을 탑재했다. 메타는 이미 수백만 대 판매를 기록하며 글로벌 AI 글래스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구글과 삼성전자도 추격에 나섰다. 양사는 지난달 '구글 I/O 2026'에서 안드로이드 XR 기반 AI 글래스를 처음 공개했다. 삼성의 하드웨어와 구글 AI를 결합한 형태다. 패션 브랜드 젠틀몬스터와의 협업 모델도 선보였다.

업계는 AI 시대의 주도권 경쟁이 스마트폰에서 스마트글래스로 이동한다고 본다.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앱을 직접 실행해야 하지만 스마트글래스는 사용자의 시선과 음성, 주변 환경을 AI가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빅테크 전략도 비슷하다. 메타는 레이밴 메타를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섰고, 구글은 안드로이드 XR을 통해 스마트폰 시대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XR로 확장하려 하고 있다. 삼성 역시 XR 헤드셋과 AI 글래스를 차세대 성장축으로 육성 중이다.

이 같은 변화는 오는 10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6 대한민국 가상융합산업대전(KMF)'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KMF는 'Beyond Limits, Next Reality(한계를 넘어, 다음 현실)'를 주제로 XR과 AI 융합 기술을 집중 조명한다. 코엑스 전관 규모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XR 디바이스와 공간 AI, 디지털트윈, 피지컬 AI 기술이 대거 전시된다.

특히 현장에서는 애플 비전프로, 레이밴 메타, 삼성 XR 등 글로벌 XR 기기와 함께 국내 스마트글래스 기업들의 기술을 한자리에서 비교 체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XR·AI 스타트업 투자마켓과 공간 AI 기술 전시도 함께 열린다.

KAIST 메타버스대학원도 이번 행사에서 공간 AI와 XR 핵심 기술을 공개한다. 실시간 아바타 표정 재현, XR 촉각 인터랙션, 디지털트윈 기반 AR 시각화 등 차세대 공간 컴퓨팅 기술이 전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대에는 앱스토어를 장악한 기업이 승자였다면 AI 시대에는 사용자의 눈앞 화면과 시선을 누가 차지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스마트글래스는 단순 웨어러블 기기가 아니라 AI 시대의 새로운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과거 스마트글래스는 '안경에 화면을 넣은 기기'에 머물렀다. 하지만 AI가 결합되면서 실시간 번역, 비서, 검색, 길안내, 쇼핑, 촬영까지 가능한 개인 AI 단말로 진화하고 있다. 업계의 관심은 스마트폰 이후 20년을 지배할 다음 플랫폼이 손안의 스마트폰이 아니라 얼굴 위 안경이 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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