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4개월 공백, 여전히 '안갯속' KAIST 리더십

박건희 기자
2026.06.23 16:43

'3배수 후보' 확정 후 한 달…이사회 '감감무소식'
"정치권·정부, 과학기술 리더십에 무관심" 지적

아광형 현 총장의 임기가 지난해 2월 총료됐지만, 차기 카이스트 총장 선임 절차는 3배수 후보 확정 이후 진전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카이스트 정문 모습 /사진=KAIST

KAIST(카이스트) 총장 선임이 3배수 후보 압축 단계에서 멈춰 섰다.

2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차기 카이스트 총장 선임 절차가 지난 5월 3배수 후보 확정 이후 인사 검증 단계에서 진전되지 않고 있다. 총장을 선출하는 임시이사회 일정도 나오지 않았다.

카이스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과학기술원으로, 총장후보선임위원회가 3배수 후보를 확정하면 과기정통부와 대통령실의 인사 검증을 거친다. 이후 과기정통부, 기획예산처, 교육부 등 정부 측 관계자와 과학기술계 인사로 구성된 카이스트 이사회를 열어 투표하고 과반수 득표한 1인을 총장 후보로 선출한다. 과기정통부 장관은 교육부 장관의 동의를 얻어 총장을 최종 임명한다.

앞서 카이스트 총장후보선임위원회는 류석영 전산학부 교수, 배충식 기계공학과 교수, 이도헌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를 총장 후보 3배수로 확정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카이스트 총장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이달 임시이사회 표결 절차까지 빠르게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6월 막바지인 현재까지 이사회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스트는 지난해 2월 이광형 현 총장의 임기가 종료된 후 약 1년 4개월째 리더십 공백 상태다. 그 사이 3배수 후보가 추려졌고 이사회 표결까지 부쳐졌지만, 과반수 득표한 후보가 없어 최종 부결됐다. 총장 선임안이 부결된 건 카이스트 사상 처음이어서 혼란이 가중됐다. 카이스트 교수진에 이어 학생회까지 "선임 절차를 신속히 재개하라"며 공동성명을 냈다.

총장이 퇴임 의사를 번복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연임에 도전한 이 총장은 이사회 부결 즉시 사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약 2주 뒤 사임 의사를 철회했다. 리더십 장기 공백을 우려한 카이스트 이사회가 퇴진을 만류한 것. 이 과정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까지 직접 나서 이 총장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기정통부와 카이스트 이사회는 이후 가급적 빠르게 총장 선임 절차를 밟겠다고 했지만, 선임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한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7월 초엔 신임 총장이 확정될 것으로 예측했다"며 "과학기술계에서 막중한 사안인데, 정치권과 정부는 관심 밖인 것 같아 놀랍다"고 꼬집었다.

김명자 카이스트이사회 이사장은 "(이사회 일정이) 지연되는 건 아니다"라며 "곧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자세한 일정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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