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전면 확대하며 엔비디아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AI 가속기와 CPU(중앙처리장치), 메모리,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신규 제품군을 잇달아 공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빅테크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퀄컴은 향후 24개월 동안 4개 제품군을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대폭 확대한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토니 피알리스 퀄컴 데이터센터 사업부 총괄 부사장은 "앞으로 24개월 동안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4개 제품군을 선보여 뛰어난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며 "처음부터 자체 설계한 완전한 에이전틱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퀄컴은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주요 고객사를 확보했다. 특히 메타와는 차세대 서비스에 신규 서버용 CPU '드래곤플라이 C1000'을 공급하는 다세대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발표는 스마트폰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AI 데이터센터와 자동차, PC용 반도체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퀄컴은 최근 AI 소프트웨어 기업 모듈러 인수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의 대표 AI 개발 플랫폼인 '쿠다'와 경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쿠다는 개발자들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최적화된 AI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핵심 생태계로 평가받는다.
퀄컴은 모듈러 기술을 활용해 쿠다 기반으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도 자사 AI 하드웨어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피알리스 부사장은 "우리는 장벽을 만드는 대신 연결고리를 구축해 산업을 개방하고 더 큰 가치를 제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퀄컴은 이와 함께 AI 추론용 '드래곤플라이 AI300' 칩과 랙 서버도 공개했다. AI300은 오는 2028년부터 고객사 대상 샘플 공급이 시작될 예정이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기존 HBM(고대역폭메모리)에 대응하는 새로운 기술인 'HBC(High-Bandwidth Compute)'도 처음 공개했다. 퀄컴은 HBC가 HBM보다 TCO(총소유비용)를 낮추고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퀄컴이 엔비디아의 아성을 넘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AI 시장 선점 효과를 바탕으로 데이터센터용 AI 칩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AMD도 올해 AI 서버용 '헬리오스' 랙 서버를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들도 자체 AI 칩을 개발해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고 있다. 오픈AI 역시 최근 브로드컴과 함께 자체 AI 칩을 공개했다.
다만 AI 칩 수요가 여전히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퀄컴이 일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