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발사체 '팰컨9'의 잔해가 5일 달 표면에 충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충돌 전후 달의 모습을 우리나라 달 궤도선 '다누리'가 최초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일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무게 약 4900㎏에 이르는 팰컨9 상단부 로켓이 5일 오후 3시34분(한국 시간) 달 서쪽 '아인슈타인 분화구' 인근에 충돌한다. 다누리(KPLO)가 이 충돌 전후를 관측할 계획이다. 다누리는 2022년 8월 발사한 국내 첫 달 탐사선이다.
로켓은 시속 8700㎞의 빠른 속도로 달을 향해 돌진한다. 충돌 후 직경 20~30m 규모의 크레이터(분화구)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켓은 지난해 1월 스페이스X가 발사한 팰컨9의 일부로, 달 착륙선 2개를 목표 궤도에 진입시킨 뒤 지구와 달 사이 중력장을 떠돌고 있었다. 달 중력에 의해 점점 달과 가까워지다 표면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충돌 전후의 모습은 다누리가 최초 관측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 궤도를 돌며 달을 관찰하던 다누리가 충돌 당일, 충돌 예상 지점의 상공을 지날 예정이다. 달 궤도를 도는 여러 탐사선 중 충돌 시각, 충돌 예상 지점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탐사선이다.
정확히 '충돌 순간'을 찍는 건 아니다. 로켓은 5일 오후 3시34분경 달에 충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순간 다누리는 충돌 지점에서 수백킬로미터(㎞) 떨어진 달 남극 부근을 지난다. 이후 궤도를 따라 점점 달 서쪽 충돌 지점과 가까워진다. 다누리의 비행 궤도와 달의 자전 속도를 고려하면, 다누리는 약 2시간에 한 번씩 충돌 지점을 촬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은혁 항우연 위성우주탐사연구소 달착륙선체계팀 책임연구원은 "2시간에 한 번씩, 약 2~3분에 걸쳐 촬영하게 될 것"이라며 "최대한 여러 번 촬영을 수행해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다만 이 과정이 쉽지 않다. 로켓 잔해의 움직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위치 신호를 보내는 위성과 달리 로켓 잔해는 자체 신호를 보낼 수 없기 때문에, 광학 관측에 의존해 위치를 대략 추정한다. 위치 정밀도가 많이 떨어지는 만큼 오차 범위가 수십 ㎞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항우연은 지난 한 달간 미국 NASA(미국 항공우주국) 등과 함께 충돌 예상 지점을 계산·추적 중이다. 촬영 계획도 수정을 거듭한다. 김 책임연구원은 "LUTI가 실제 촬영한 이미지를 분석해 충돌 예상 지점의 위치를 사전 확인하는 등 데이터를 수집할 다양한 방법을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LUTI는 표면 위 2.5m 크기의 지형을 분간할 수 있는 고해상도 카메라다. 연구팀은 충돌 당일 오후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쉬지 않고 관측을 수행할 예정이다.
촬영에 성공하면 연구팀은 즉시 결과물 분석에 돌입한다. 촬영 후 최소 이틀이 소요될 전망이다. 검토를 거쳐 NASA 및 국제연구팀과 공유할 예정이다. 우주청은 "다누리가 획득한 자료는 사실상 인공적인 달 충돌을 사전 예측·관측할 수 있는 최초 사례로 과학적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