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해킹)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동통신 가입자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AI DC(인공지능 데이터센터)라는 신성장 동력을 등에 업고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SK텔레콤은 5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5660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67.3% 증가한 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3591억원으로 0.5%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4660억원으로 459.8% 확대됐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5674억원과 비교할 때 14억원(0.2%) 차이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IFRS(국제회계기준) 도입 후 역대 최대치였던 점을 고려하면 해킹 사고 충격을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도 약 4% 웃돌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SKT의 2분기 영업이익은 5458억원이었다.
실적 개선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지난해 해킹 사고로 인한 대규모 유심 교체 비용 때문에 기저효과가 발생한 데다 이동통신 가입자 숫자도 회복됐다. 여기에 AI DC라는 새 먹거리가 힘을 보탰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해킹 사고에 따른 유심칩 교체 비용, 대리점 보상금 등 일회성 비용 2500억원을 지난해 2분기 실적에 반영, 올해 2분기 실적에선 기저효과가 발생했다. 이동통신 가입자 수도 차츰 회복세를 나타내 2분기 말 기준 2197만명으로, 전년 동기 2198만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AI DC 사업의 성장세다. AI DC 부문 매출은 데이터센터 가동 확대와 해저케이블 사업 기여에 힘입어 2분기에 136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92.5% 증가했다. AI B2B(기업 간 거래)·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 매출도 클라우드 수주 확대 영향으로 24.5% 증가한 613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2035년까지 총 15GW(기가와트) 규모의 AI DC를 지을 예정이다. 현재는 서울과 수도권에 지은 IDC(인터넷데이터센터)를 AI DC로 전환해 137㎿(메가와트) 규모를 운영 중인데 이것만으로도 눈에 띄는 실적을 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AI DC사업 자회사 'SK하이퍼'를 설립했다. 부지와 전력 등 핵심 요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글로벌 고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2029년 5GW(기가와트) 규모의 AI DC를 단계적으로 운영하고 2035년까지 이를 15GW까지 늘릴 계획이다.
SK텔레콤의 AI DC 운영을 맡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도 데이터센터 사업 성장에 힘입어 2분기 매출 1조1603억원, 영업이익 132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6%, 44.3% 증가했다.
박종석 SK텔레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상반기 통신사업의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내실을 다지는 한편,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재신 SK텔레콤 AI사업개발담당(부사장)은 이날 진행된 SKT 컨퍼런스 콜에서 최근 AI 인프라 수요 증가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추론 시장 성장과 공공·산업 전반의 확장으로 인한 구조적 변화"라며 "현재 SK텔레콤은 글로벌 빅테크들과 구체적인 AI 인프라 수요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