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도 풀지 못한 '뇌 임플란트' 난제, 韓연구진이 깼다

박건희 기자
2026.08.06 04:03

KIST 이창혁 연구팀, 차세대 'BCI 칩' 세계 첫 개발 성공
광반도체 융합으로 신경세포 구분, 제작비 1/100로 줄여

뇌 속에 삽입한 '세포 크기'의 센서가 신경세포 속 정보처리 과정까지 읽어낸다. 국내 연구팀이 이같은 성능을 구현하면서 제작비용은 기존의 100분의1로 낮춘 광반도체 기반 BCI(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창혁 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전기신호와 빛 신호를 하나의 반도체칩에서 동시에 읽어내는 차세대 BCI 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실렸다.

BCI는 흔히 '뇌 임플란트'로 알려졌다. 뇌 속에 심은 칩을 이용해 생각만으로 컴퓨터, 로봇팔, 전동휠체어 등 IoT(사물인터넷)로 연결된 외부기기를 제어하거나 뇌심부를 자극해 치매·파킨슨 등 뇌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CEO(최고경영자)가 이끄는 '뉴럴링크'가 대표적인 BCI 기술기업이다. AI(인공지능)의 뒤를 이을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으며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도 BCI 스타트업 '머지랩스'를 창립했다.

이창혁 연구팀의 모습과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표지논문. /사진 제공=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은 원천기술 개발단계에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출범한 'K문샷 프로젝트'의 12대 핵심 과제 중 하나가 BCI다. 이 가운데 KIST가 전기신호와 빛 신호를 하나의 칩에서 동시에 읽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수백억 개 신경세포가 보내는 전기신호를 일일이 읽어야 뇌칩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기존 생각을 넘어섰다.

연구팀은 이를 '카카오톡' 메시지에 비유했다. 신경세포의 신호를 모두 읽으려는 것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언제, 몇 번 오는지만 온종일 들여다보는 행위와 같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그보다 중요한 것은 메시지의 내용"이라고 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빛 신호다. 전기신호가 세포의 활동시점을 보여준다면 빛 신호는 '세포의 종류'를 보여준다. 다만 빛은 뇌조직을 통과하며 산란되기 때문에 뇌 깊숙한 곳까지 접근하진 못한다. 연구팀은 평소 개발하던 CMOS(상보형 금속산화막 반도체) 기반 이미지 센서를 떠올렸다. 연구팀은 머리카락 두께의 실리콘침 13개에 빛감지 소자 832개를 함께 집적했다. 전기신호와 광학신호를 동시에 읽을 수 있는 칩이다.

연구팀은 "미국 뉴럴링크·머지랩스도 풀지 못한 '신경세포 종류구분'의 한계를 한국의 광반도체 융합으로 해결한 첫 사례"라고 했다. 아울러 범용 CMOS 공정에 3D(3차원)프린팅 기반 후공정 기술을 적용, 칩 제작비용도 기존 대비 100분의1 수준으로 낮췄다. 이창혁 책임연구원은 "앞으로 치매, 파킨슨병, 우울증 등 뇌질환을 정밀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