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조직위원회가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스타 2026'의 전시 운영 개요와 기조를 설명했다. 행사가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메인 스폰서가 불투명하고 참가사가 별로 없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해소에 나선 것이다.
간담회에서는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이슈가 나왔다. 먼저 지스타 역사상 최초로 비(非) 게임사가 메인 스폰서를 맡기로 했다는 점이다. 위원회는 외연 확장 차원에서 이번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는 AI 스토리 창작 플랫폼 '크랙'이 맡는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단순 게임 전시회를 넘어 차세대 콘텐츠 영역으로 지스타의 지평을 넓히겠다고 했다.
다음으로 중국 게임사들의 참가다. 위원회는 BTC 전시 공간에 '호요버스', '넷이즈게임즈', '빌리빌리 게임', '센추리게임즈' 등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또 인하우스 콘텐츠 'G-CON'에는 장항준, 이병헌 영화감독과 '유미의 세포들'의 이동건 작가, '중증외상센터'의 이낙준 작가 등이 참여한다고 소개했다. AI 시대 게임의 경계를 넘기 위한 노력이다.
이날 위원회는 그동안 제기된 여러 의혹과 위기설을 외연 확장이라는 말로 덮었다. 위기론에 굴하지 않고 활로를 찾아 나가는 모습은 고무적이지만 글로벌 메이저 게임사의 불참, 국내 게임사 참가율 감소 등 가장 중요한 포인트에 대해선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만 내놨다. 현재 넥슨, 넷마블, NC,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이번 지스타에 참가하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대형 게임사가 참가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위원회는 "현재 대형 게임사들이 보여줄 수 있는 대형 신작 자체가 그렇게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하반기 여러 신작을 공개할 예정이다. 넥슨, 넷마블, NC, NHN 등 주요 게임사들은 지스타가 아닌 9월에 있을 도쿄게임쇼 참가를 확정했다.
중국 게임사의 대거 참가에 대해선 지스타가 국내 게임사의 해외 진출 교두보가 아닌 중국 게임사의 아시아 진출 교두보가 됐다는 탄식이 나온다. 중국 게임사 입장에서는 한국이 아시아 핵심 시장 중 하나인 만큼 지스타 참가 효과가 크다. 또 지금처럼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부재한 상황이라면 더 주목받을 수 있어 이득이다.
게임 업계에서는 시기나 방식, 장소 등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위원회는 "개최지는 지자체 공모 사업을 통해 선정한다. 지자체가 공모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지스타 사무국이 특정 도시와 별도로 협업하거나 개최를 위해 영업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영업해도 모자랄 판에 한가한 소리로만 들린다"고 했다.
8월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에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참석한다. 세계 4대 게임 전시회라고 홍보하면서 정작 국내 게임사들로부터도 신뢰받지 못하는 지스타와는 위상이 사뭇 다르다. 게임 산업이 과거와 달리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만큼 위원회도 좀더 책임감을 갖고 명확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