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전망대로라면 올해와 내년에는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세수 풍년'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올해 본예산 대비 전망치, 즉 오차율은 한국전쟁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정부 예상보다 그만큼 많은 세금이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다. 반도체 산업 초호황이 불러온 현상이다.
올해 세금이 더 걷힐 것이라는 전망은 일찌감치 나왔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맞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다.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늘면 법인세도 증가한다.
하지만 과거엔 기업 실적이 그해 법인세에 바로 반영되지 않았다. 통상 법인세는 전년 실적을 토대로 납부하기 때문이다.
제도가 바뀐 건 지난해부터다. 정부는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법인세 중간예납 가결산을 의무화했다.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그해에 법인세를 미리 납부하는 제도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여기에 해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각각 146조7000억원, 98조1000억원이었다. 지난해 두 기업의 영업이익은 총 91조원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2.7배를 벌었다.
두 기업이 내는 법인세는 큰 폭으로 늘었다. 중간예납이 이뤄지자 정부도 세수 전망을 고쳤다. 세수 오차가 발생한 것이다.
세수 오차를 이해하기 위해선 예산안 편성 과정부터 살펴봐야 한다. 정부는 매년 9월 초에 이듬해 예산안을 국회로 제출한다. 예산안은 세입과 세출로 나뉘는데, 세입 예산은 예측을 토대로 편성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올해 본예산에서 세입 예산을 390조2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지난해 실적치(373조9000억원)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반도체 호황이 가시화하면서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말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할 때 올해 국세수입 전망치를 415조4000억원으로 늘렸다. 이때 나온 초과세수는 25조2000원이다. 초과세수는 예산안 대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세수를 말한다.
올해 상반기가 지나면서 세입 여건은 더 좋아졌다. 8월 법인세 중간예납이 시작되면서 예상은 현실이 됐다. 결국 정부는 이번에 올해 국세수입 전망치를 478조6000억원으로 늘렸다. 추경 대비 63조2000억원(초과세수) 증가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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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목별로는 추경 세입 예산과 비교해 법인세가 35조원 늘어난다. 소득세는 15조6000억원 증가한다. 주요 기업들의 성과급 증가, 주택거래 확대 등으로 소득세가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됐다. 법인세와 소득세가 초과세수를 이끄는 구조다.
추경 대비 국세수입 오차율은 15.2%다. 이는 1950년(21.5%), 1988년(17.6%), 2000년(16.6%), 1989년(15.3%) 이후 5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본예산 대비 오차율은 22.7%까지 올라간다. 한국전쟁이 벌어진 1950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정부 전망이 맞다면 올해 국세수입은 지난해 실적치(373조9000억원)보다 104조7000억원 늘어난다. 내년 세입 예산안은 올해보다 105조8000억원 늘어난 584조4000억원이다. 올해와 내년에 각각 100조원 이상씩 국세수입이 늘어나는 구조다.
김병철 재정경제부 조세총괄정책관은 "모든 정보를 이용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추계한 결과"라며 "올해는 국가재정법 규정에 따라 국세수입을 재추계해서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