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이 책임져야 할 일을 책임지고 투명한 경영을 하도록 주주를 대표하는 소통창구를 만들려 합니다"
바이오벤처기업 '크리스탈지노믹스'(이하 크리스탈) 주주 양모씨는 11월 예정된 회사 임시주주총회에 소액주주측 이사 2명을 진입시키고자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2009년부터 크리스탈에 투자를 시작한 양씨는 현재 회사 지분 7.6%를 보유한 3대 주주다. 평소 사측 입장을 적극 옹호해 소액주주 사이에서 "사측 사람 아니냐"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경영진에 '반기'를 든 이유는 무엇일까.
표면적 이유는 주가다. 코스닥 상장기업 크리스탈 주가는 올해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가 올해 60% 급등한 것과 비교된다. 더욱이 크리스탈은 지난 2월 국내 22번째 신약 '아셀렉스'를 허가받았고 대형 제약사와 판권계약을 맺는 등 호재도 있었다. 주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투자자로서 '뿔'이 날 수밖에 없다.
양씨는 회사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원인이 '불투명한 경영'에 있다고 주장한다. 신약 연구개발(R&D)에 매진해야 할 크리스탈이 2013년 원료의약품 생산업체 화일약품을 인수했고, 자금 마련을 위해 390억원에 달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주주들에 피해를 줬다는 것이다. 특히 회사 CFO이자 대표 특수관계인인 한 임원이 BW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단기매매차익을 취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지적을 받고서도 책임을 지지 않은 것이 불투명 경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입장이다.
사실 크리스탈은 바이오산업의 '풀뿌리' 격인 바이오벤처업계의 상징적 업체다. '아셀렉스'로 제조시설 없는 연구개발 전문기업도 신약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고 개발 중인 분자표적 항암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도 인정받았다. 양씨도 이 부분에는 이의가 없다. 양씨는 "바이오업계 선구자인 조중명 대표가 없으면 회사도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영권을 노린 '반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크리스탈 주주 간 분란은 어쩌면 이제 막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내기 시작한 바이오업계의 '성장통' 중 하나일 수 있다. 회사가 성장하고 주목을 받을 수록 투명한 경영을 통한 주주와의 소통 의무 역시 커진다. 실제 '불투명한 경영'이 없었다 해도 주총 대립까지 갈 만큼 경영진이 주주들을 보듬지 못했다는 점은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 분명 점검을 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