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데 참다간 태아에도 악영향…임신부 먹어도 되는 약은

박정렬 기자
2023.03.29 14:15

임신 중에 약을 먹는 걸 무조건 기피할 필요는 없다. 발열, 통증, 소화불량 등의 이상 증상을 참는 게 오히려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신 중 복용하면 태아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약도 있지만, 반대로 안전한 약 역시 많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도움말로 임신부가 알아야 할 의약품 사용 안전 수칙을 정리했다.

해열진통제 - 아세트아미노펜 O, 아스피린 등 X

임신부가 몸이 아플 때 약을 먹지 않고 참는 것은 오히려 치료 시기를 늦춰 산모뿐 아니라 태아에게도 해롭다. 특히, 고열 증상이 지속되면 뱃속 태아의 신경계가 손상돼 기형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부 발열 증상에 가장 먼저 처방되는 약물이다. 임신 초기 아세트아미노펜에 노출된 9000여명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이뤄진 역학조사 결과 선천성 이상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아세트아미노펜을 장기간 복용하면 태아의 ADHD, 자폐증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어 2주 이내로 단기간만, 유효용량 내에서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반면에 해열진통제 성분 중 아세트아미노펜을 제외한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덱시부프로펜, 아스피린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해열진통제는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 임신 26주부터 분만까지 이르는 시기에 이들 성분의 진통제를 장기간 사용 시 태아 혈관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화불량 - 알마게이트 O, 현호색 X

임신 중에는 소화 불량, 속이 더부룩한 증상 등 소화기관의 문제가 흔하다. 이 경우 안전한 약은 체내에 흡수되지 않는 알마게이트 성분의 제산제다. 임신 중 변비 증상이 심할 땐 산모와 태아에 위험이 없는 락툴로오즈, 차전자피 성분의 섬유소 변비약을 추천한다. 다만 경우에 따라 일부는 부종, 자궁수축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복용 전 전문의와 상의가 필수다. 반대로 임신부가 피해야 할 소화제도 있다. '현호색' 성분의 액상 소화제는 임신부에게 자궁수축을 유발해 유산, 조산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권장되지 않는다.

여드름 치료제, 탈모약 사용은 금물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이 주의해야 할 두 가지 약은 이소트레티노인 성분의 여드름 치료제와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등 탈모약이다. 이소트레티노인 성분은 투여 기간, 용량에 상관없이 태아에 심각한 기형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커 복용한 경우라면 두 가지 이상의 피임법을 사용해 임신 자체를 막아야 한다. 탈모약 성분은 남성 태아의 성기 발달을 저해하는데, 먹는 것은 물론 노출되는 것도 위험하다. 비용 절감을 위해 전립선비대증약을 쪼개 먹기도 하는데 이때 가루가 날리거나 피부에 묻으면 치명적이다. 이 경우에도 한 달 정도 임신을 피하는 것이 좋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태아 기형 유발 위험이 있다고 알려진 의약품을 제외하면 대부분 의약품의 선천성 기형 확률은 1~3%로 미비하다"라며 "건강 이상으로 약 복용이 필요한 경우 미리 걱정하고 무조건 약을 기피할 것이 아니라 의사 혹은 약사와 상담 후 올바르게 약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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