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애만 맞는 거 아냐?" 중년 남녀, HPV 백신 접종 득실 따져보니… [한 장으로 보는 건강]

"어린 애만 맞는 거 아냐?" 중년 남녀, HPV 백신 접종 득실 따져보니… [한 장으로 보는 건강]

정심교 기자
2026.05.23 12:30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사진=서울아산병원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사진=서울아산병원

HPV 백신은 인류가 개발한 백신 중 유일하게 암을 직접 예방하는 백신이다. '자궁경부암 백신'으로도 불리는데, 이 때문에 'HPV는 자궁경부암만 일으킨다'고 여기는 사람이 적잖습니다. 그렇다면 남성은 맞을 필요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남성에게도 △음경암 △항문암 △구인두암 △생식기 사마귀 등을 유발합니다. HPV 감염자와의 구강·항문 성교가 주요 전파 경로입니다. HPV에 감염된 남성과 성관계를 한 여성도 HPV에 감염될 위험이 큽니다. HPV는 여성에게 자궁경부암뿐 아니라 △질암 △외음부암 등도 일으킵니다.

지난 6일 12세 남성 청소년도 HPV 백신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단, 대한부인종양학회는 15~26세 남성의 접종도 권고합니다. 27세 이상 남성의 경우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후 접종 여부를 결정하는 게 권고됩니다.

과거에 이미 백신 접종한 여성은 HPV 9가 백신을 추가접종하는 게 좋을까요?

먼저, 현재 승인된 HPV 백신(2가·4가·9가) 종류별 특징을 알면 이해가 쉽습니다. HPV는 100가지가 넘는 유형의 바이러스 집합체입니다. 2가 백신은 그중에서도 HPV 16·18형(자궁경부암 원인 70%) 감염을 막고, 4가 백신은 생식기 사마귀 원인의 90%를 차지하는 HPV 6·11형을 추가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도입된 9가 백신은 HPV 6·11·16·18 유형에 다섯 가지 고위험 HPV 31·33·45·52·58형을 추가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HPV 아형 중 가장 많은(9가지) 바이러스를 막는 9가 백신은 2016년 국내 도입됐습니다. 그 이전 2가 또는 4가 백신을 접종했던 여성이 9가 백신을 추가 접종한 결과를 종합한 데이터에 따르면 국소 이상 반응(주사 부위 통증, 부종, 홍반 등)은 더 많았지만 전신 이상반응에서 유의한 차이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의학계에선 2가·4가로는 막을 수 없던 HPV 아형으로부터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선 9가 백신을 다시 맞을 것을 권고합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HPV 16·52·58형 감염이 흔한데, 9가 백신을 추가로 맞으면 HPV 52·58형 등 고위험 유형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중년 여성 또는 HPV에 이미 감염된 사람도 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을까요?

HPV 백신은 성 접촉이 일어나기 전에 접종해야 예방효과가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성인 여성, 심지어 이미 HPV에 감염된 경우에도 만 45세 이하라면 HPV 백신 접종에 따른 혜택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4~45세 여성을 대상으로 한 4가 백신 임상시험에서 HPV 관련 질환을 90.5% 막았습니다.

HPV에 감염됐더라도 백신 접종을 통해 아직 감염되지 않은 다른 HPV 유형에 대한 감염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습니다. 단, 현재의 HPV 백신은 '치료 백신'이 아닌 '예방 백신'으로, 이미 감염된 HPV 유형을 제거·치료할 수는 없습니다.

글=정심교 기자 [email protected], 도움말=최민철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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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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