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내년 보건의료 예산을 3조6657억원으로 책정했다. 올해보다 19.5%(8886억원)나 줄어든 금액이다. 코로나19 대응 예산이 대폭 감소한 영향이 크다. 일회성 비용까지 제외하면 보건의료 예산은 19% 증가했다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대신 복지부는 필수의료와 바이오 R&D(연구개발) 예산을 늘렸다. 중증응급질환의 최종치료를 위해 순환 당직 인력에 대한 수당을 신설하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양성을 위해 전임의 수련에 1인당 월 1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예방 중심의 정신건강 서비스 강화를 위해 전국민 상담서비스도 신설한다. 바이오 R&D(연구개발) 예산도 12% 확대했다. 백신 생산 등을 위한 한국형 혁신 보건·의료 연구체계인 아르파헬스(ARPA-H) 프로젝트 등을 추진한다.
복지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도 예산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복지부의 내년 총지출은 올해보다 12.2%(13조2708억원) 증가한 122조4538억원이다. 이 중 사회복지를 제외한 보건 예산은 17조6399억원으로 전년보다 4.0%(6754억원) 증가했다. 보건 예산 중 건강보험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12.6%(1조5640억원) 늘어난 13조9742억원, 보건의료 예산은 19.5%(8886억원) 감소한 3조6657억원이다.
보건의료 예산은 코로나19 대응 예산이 빠지면서 감소하게 됐다. 코로나19 관련 예산은 올해 9531억원에서 내년 126억원으로 9405억원 감소했다. 올해 일시적으로 책정된 국립중앙의료원 부지매입비 예산 5325억원도 내년엔 사라지면서 예산 감소폭이 커졌다.
이에 보건의료 예산이 사실상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박창규 복지부 재정운용담당관은 "코로나19 대응 예산과 국립중앙의료원 부지매입비 예산 제외 시 보건의료 예산은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 확립을 위한 예산을 늘렸다. 응급환자가 발생 지역에서 신속하게 최종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응급의료 전달체계 개편 시범사업, 질환별 순환당직제 등 응급의료체계를 정비한다. 이를 위해 24시간 365일 중증응급질환의 최종치료를 할 수 있게 지역 내 순환 당직 인력 수당을 신설, 당직비 10만원을 지급한다.
소아의료체계 구축에도 힘쓴다. 내년부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부족 현상 해결을 위해 관련 전공·전임의 수련에 필요한 재정 연간 1인당 월 100만원을 지원한다. 24시간 소아상담센터 5개소를 신규로 만들고 야간·휴일 소아 진료 공백 해소를 위해 달빛어린이병원 1개소당 평규 2억원의 운영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는 12개소로 늘리고 소아암 지역 거점병원도 도입한다. 닥터헬기는 9대로 늘리고 전문의가 탑승한 중증응급환자 전원 전용 구급차(MICU)도 도입한다.
정신건강 관리도 강화한다. 내년부터 전국민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서비스를 지원한다. 지원횟수는 8회, 단가는 8만원이며 8만명까지 지원한다. 정신응급상황 발생 시 현장대응 지원을 위해 위기개입팀을 올해 306명으로 늘리고 24시간 대응 가능한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 운영을 12개소로 확대한다. 인식개선 캠페인·교육에 31억원을 투자한다.
바이오·디지털헬스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한다. 바이오·디지털헬스 R&D 예산은 올해 6967억원에서 내년 7801억원으로 834억원 늘렸다. 백신, 치료제 개발 등 펜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과 필수의료 대응을 위한 한국형 아르파헬스에 495억원을 투입하고, 글로벌 공동 연구를 위한 '보스턴-코리아 프로젝트'에는 604억원을 지원한다. 백신 원부자재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전년보다 50억원 늘어난 129억원을 투입한다. 혁신 기술을 보유한 국내 제약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77억원을 투입해 액셀러레이터 플랫폼을 구축한다.
보건의료 공적개발원조(ODA)도 935억원으로 225억원(31.7%) 확대한다. 국격에 걸맞은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보편적 건강보장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보건 위기 대응과 포스트 코로나 대비 등을 위한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보건의료사업을 확대한다.
김헌주 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은 "필수의료 확충, 저출산 극복과 전략산업 육성 등 미래를 위한 투자에 중점을 두고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내년 예산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올해 말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