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기고자 - 손기정 일중한의원장(한의학 박사)
추석 명절은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할 때다. 기온이 급변해 면역력이 취약해지기 쉬운 환절기인데다 평소 생체 리듬에서 벗어나 과로하다 보면 방광염, 전립선염 등 염증성 배뇨 질환이 재발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중장년층 주부에서 명절이 지난 뒤 잔뇨, 빈뇨, 배뇨통 등 방광염이 재발해 병원을 찾는 일이 잦아 주의가 요구된다.
방광염과 과민성방광일 땐 오줌소태로 불릴 정도로 하루에 8회 이상 잦은 소변과 소변을 참기 어려운 급박뇨, 소변을 봐도 시원치 않고 묵직한 잔뇨감 등 다양한 방광 자극 증상이 나타난다. 간질성 방광염은 칼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하룻밤에 서너 차례 이상 야간뇨로 잠을 설치기도 한다. 골반 통증과 혈뇨, 혼탁뇨도 환자를 괴롭히는 요인이다.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방광은 위로는 신장에서 내려오는 요관과 연결되고 아래로는 소변 배출 통로인 요도가 있다. 여성들은 요도의 길이가 2㎝ 정도로 짧고 직선으로 이어져 세균이 쉽게 침투해 염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항문과도 가까워 대소변 시 장내 세균이 회음부와 질 입구에 증식해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방광염은 스트레스와 과로로도 발생할 수 있다. 방광염 환자 180명을 대상으로 주요 재발 요인을 조사한 결과(복수 응답) 스트레스 59.3%(106명), 과로 42.9% (77명), 성관계 23.1%(42명), 음주 7.7%(14명), 생리 영향 5.5%(10명) 순이었다. 명절 연휴를 보내며 주부들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마음을 편하게 가져야 하며, 무엇보다 무리하게 움직이거나 과로하지 말아야 한다.
방광염, 전립선염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 개선에 힘써야 한다. 평소 빈뇨, 잔뇨 등 소변 증세로 고생했다면 긴 연휴에 장거리 여행 자체가 두려울 수 있다. 쉴 때마다 가능한 방광을 비워 불안감을 낮춰야 한다. 빈뇨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인삼차다. 하부의 기(氣를) 끌어 올리는 작용이 강하고 수분 배출 억제에 효과적이니 인삼차를 연하게 끓여 이동 중에 마시면 도움이 될 것이다. 반대로 탄산음료, 커피와 홍차 등 카페인 음료는 이뇨 작용을 부추기고 방광 점막을 자극할 수 있어 가능한 삼가는 것이 좋다.
남성이라면 장거리 운전 시 경직된 회음부의 압박과 근육의 피로를 정기적으로 풀어주는 게 좋다. 1시간 30분~2시간마다 최소 20분 이상은 쉬어야 한다.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회음부 압박이 심해져 기(氣)와 혈(血)이 잘 통하지 않고 배뇨 괄약근과 주변 장기의 수축·이완 능력이 떨어진다. 주요 도로마다 마련되어 있는 졸음 쉼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권한다.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다고 너무 의욕적으로 운동하거나 몸이 감당하지 못하는 활동을 하는 건 자제할 필요가 있다. 가벼운 운동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체력을 지나치게 소모하는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면역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몸을 따뜻하게 하고 요도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개인위생 관리에도 힘써야 한다. 야외 활동 시 보온용 옷을 준비하고 틈틈이 반신욕, 자욕, 족욕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게 좋다. 명절 피로를 풀고 회음부 근육 이완과 하복부 통증을 완화하는 데도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