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기고자 - 정영택 온누리안과병원 병원장
해마다 추석 연휴가 지나고 나면 안과가 바쁘다. 백내장 검사와 수술을 받으러 안과를 찾는 어르신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농사일을 마무리하고 시간적 여유가 생긴 농촌 어르신들이 추석 때 자녀들의 권유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백내장 수술은 우리나라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받는 수술 중 하나다. 마치 장년층의 통과의례처럼 여겨질 정도다. 흔히 '10분 수술'이라 불릴 정도로 빠르고 간단하면서도 수술 결과가 좋다. 하지만 쉽고 완벽한 수술은 없는 법이다.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백내장 수술에도 꼭 살펴야 할 복병이 있으니 그게 바로 '난시'다.
난시는 각막 모양이 정상적인 축구공 형태에서 가로 또는 세로 길이가 각각 다른 럭비공 모양으로 변형돼 초점이 한곳에 정확히 맺히지 못하는 증상이다.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거나 뿌옇게 보여 생활에 적지 않은 불편을 경험한다.
난시용 안경이나 렌즈로 교정할 수 있지만 가격이 일반 안경보다 2~3배 비싸다. 각각 김 서림이나 렌즈 이물감 등 일상생활에서 여러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난시가 너무 심하면 일반적인 라식, 라섹, 스마일라식 같은 단독 시력교정술도 불가능할 수 있다. 심할수록 각막을 더 많이 깎아야 하는데 이러면 각막 두께가 너무 얇아져 각막확장증, 원추 각막과 같은 후유증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이 백내장 수술을 받을 때도 난시를 살펴야 한다. 백내장 수술은 각막을 2.2~2.8㎜ 절개한 뒤 혼탁해진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방식이다. 각막을 절개할 때 인장력(안구 모양을 유지하는 힘)이 달라지면 각막이 마치 럭비공처럼 찌그러지며 난시가 새로 생기거나 더 심해질 수 있다. 난시 축과 절개 위치를 고려해 백내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 이유다. 조사에 따르면 백내장 환자 10명 중 7명은 난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안경으로 교정해야 할 정도의 심한 난시가 있는 경우도 2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정작 임상 현장에서는 간과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형편이다.
백내장 수술 후 '수정체 난시'가 발생하기도 한다. 각막과 마찬가지로 수정체 자체에도 굴절력이 있어 난시가 생길 수 있다. 백내장 수술 시 생체 수정체를 제거하면서 기존에 수정체로 인한 난시가 없어지기도 하지만, 삽입한 인공수정체의 축이 기울어지거나 혹은 중심에서 이탈한 경우 위치에 따라 난시가 생길 수 있어 수술 후 꼭 이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난시에 대한 정확한 검사와 해결은 칼리스토아이라는 최신의 난시 추적 항법장치가 활용된다.
백내장은 수술 시기, 회복 기간, 렌즈의 선택 등 여러 요인을 꼼꼼히 살펴 수술받아야 한다. 난시도 마찬가지다. 안경은 도수가 맞지 않으면 새로 교체할 수 있지만 백내장 수술은 여간해서는 렌즈 교체가 쉽지 않고 추가적인 위험도 따를 수 있다. 백내장 수술 전 난시의 종류나 정도, 수술 후 잔여 난시 여부 등에 따라 수술 후 만족도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수술 전 정확한 검사를 통해 본인의 난시에 대해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