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병원 가는 수천명에 251억 투입…'의료쇼핑' 본인 부담 높인다

박미주 기자
2024.01.03 14:29

#A씨는 2021년 통증 치료를 위해 1일 평균 5.6개의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1일 최대 10개 기관을 찾았다. 그가 연간 방문한 의료기관만 2050회에 달한다. 그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한 금액은 2690만원에 이른다.

A씨처럼 '의료쇼핑'을 하는 의료기관 과다이용자에 건강보험 지원을 줄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가 진료비 중 본인부담 비율을 현재 20%가량에서 90%로 대폭 올리는 안을 검토 중이다. 급여 일수와 항목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3일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연간 365회 이상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등 의료기관을 과다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에 본인부담 비율을 차등해 높이는 방안과 급여 일수와 항목을 제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해당 안들을 이달 중 발표 예정인 '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년)'에 반영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2021년 기준 외래 의료이용 횟수가 365회를 넘는 사람은 2550명이었다. 이들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에서 급여비로 투입한 금액은 251억4500만원이었다. 이들의 1인당 연간 급여비는 평균 986만1000원 수준이다. 같은 해 전체 가입자 1인당 연간 급여비는 149만3000원 대비 6.6배나 높다.

이에 복지부는 연 365회를 초과해 외래를 이용하는 경우 본인부담률을 현재 평균 20%에서 90%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한다. 대신 중증질환 등 의료이용이 불가피한 경우를 위해 예외 기준도 마련한다.

연구기관들도 과다의료이용자의 의료비 부담을 높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지난해 공개한 제2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보고서 초안에서 정해진 횟수와 일수를 초과할 경우 과다·부적정 의료이용자에 본인부담 비율을 인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사연은 제시안에서 복지부가 검토하는 것처럼 연 365회 이상 외래 과다이용자의 본인부담률을 90%로 높이고 아동, 산정특례질환 등 의료필요도가 높은 대상자는 이용횟수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봤다. 물리치료도 1일 가능 횟수를 정하고 과다 이용시 본인부담을 인상하는 안을 내세웠다. 입원할 경우 질환군별로 평균재원일수의 일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본인부담을 인상을 검토할 것을 권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연구원도 지난해 11월 발간한 '과다의료이용 관리를 위한 합리적 의료이용 지원사업의 효과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합리적 의료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적정 의료이용에 대한 인식 제고뿐만 아니라 의료이용량에 따른 본인부담 차등, 급여일수 및 항목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산하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올해 주요 과제로 과다의료이용 제한을 꼽았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국민이 납부한 소중한 보험료가 적절하게 쓰이도록 보험재정을 튼튼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과잉 진료나 검사를 줄이는 등 올바른 의료이용을 돕는 '현명한 선택'이 확산되도록 적극 지원하고 과다의료이용에 대한 합리적인 관리 방안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의료 과다 이용 현황을 분석 중"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합리적 의료이용이 되도록 체계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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