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도 못 사는 '돌연변이 폐암' 차세대 항암제로 무진행생존기간 2배↑

박정렬 기자
2024.01.11 10:24

ROS1 돌연변이 폐암에서 이전 치료제보다 생존 기간을 크게 늘린 새로운 표적치료제의 효과와 안전성이 국내 연구자의 주도로 검증됐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교수 연구팀은 이전 치료력이 없거나 기존 표적치료제에 내성을 가진 ROS1 돌연변이 폐암을 대상으로 진행한 레포트렉티닙의 효과와 안전성을 연구한 결과를 11일 공개했다.

ROS1 돌연변이 폐암은 전체 폐암의 2%를 차지한다. 표준치료법은 돌연변이 유전자를 조준하는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크리조티닙(crizotinib)과 엔트랙티닙(entrectinib) 성분의 표적치료제를 쓴다. 치료 효과는 객관적 반응률 70%, 무진행 생존 기간 15~19개월 정도다. 종양 크기 감소 등을 보인 환자 비율인 객관적 반응률과 질병 진행 없이 환자가 생존하는 기간인 무진행 생존 기간은 항암제 치료 성적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힌다.

그러나 표적치료제 내성이 생긴 후에는 세포독성항암제 외에 효과적인 치료 대안이 없었다. 특히, 두 약제 모두 뇌 투과력이 약해 내성 환자의 약 70%는 암세포가 뇌에 전이되거나 이에 따라 증상이 악화했다.

처음으로 표적치료제 레포트렉티닙을 사용한 폐암 환자의 객관적반응률과 무진행생존기간 그래프./사진=연세암병원

조병철 교수는 다국가 1, 2상 임상 '트리덴트-1'(TRIDENT-1) 연구를 이끌어 차세대 ROS1 표적치료제인 레포트렉티닙(repotrectinib)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렸다. 종양학 분야 교신저자로 NEJM에 게재된 건 조 교수가 국내 처음이다.

이에 따르면 처음으로 표적치료제를 사용한 환자 71명이 보인 객관적 반응률과 무진행 생존 기간은 각각 79%, 35.7개월이었다. 무진행 생존 기간은 이전 표적치료제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전 표적치료제에 내성을 보인 환자 56명에게 투약한 결과 객관적 반응률 38%, 무진행 생존 기간 9개월을 나타냈다. 내성 돌연변이(G2032R)까지 획득한 환자 17명은 객관적 반응률 59%, 무진행 생존 기간 9.2개월을 기록했다.

나아가 레포트렉티닙은 뇌 전이가 있는 환자에게서도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이전 표적치료제 치료력이 없는 동시에 뇌전이 보유 환자의 두개강 내 객관적 반응률(intracranial response rate)은 89%였다. 환자가 보인 가장 흔한 부작용은 어지럼증이었으며 부작용 대부분은 조절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1월 전이성 ROS1 돌연변이 폐암에서 레포트렉티닙을 사용 승인했다. 조 센터장은 "레포트렉티닙은 기존 ROS1 표적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표적치료제"라며 "ROS1 돌연변이 폐암 1차 약제로 새로운 치료 지평을 여는 동시에 이전 표적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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