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 교체까지 거론하며 특단의 대책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자, 대한아동병원협회가 "격하게 환영한다"며 "과감하고 혁신적인 저출산 대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에 '소아청소년 의료과'를 신설하는 방법도 협회는 제언했다.
17일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입장문에서 "과거 정부에서도 저출산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였지만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만을 낭비했을 뿐 성적표는 합계출산율 0.6명으로 매우 초라하다"며 "이제는 국가 소멸을 걱정할 수준에 이르렀다"고 성토했다.
협회는 "신입생이 없어 초등학교 입학식조차도 못하는 초등학교가 늘고, 아이들의 건강한 웃음이 만연할 유치원이 '노(NO)치원'으로 바뀌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초저출산의 곡소리가 들려오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산위원회 교체를 검토하라고 주문했다고 하는데, 이는 과감하게 진행돼 반드시 이론적 전문가보다는 현장적, 실천적 전문가가 활동하도록 하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앞서 16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 저출산 대책을 보고받은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데이터와 수치에 근거해 저출산 원인과 정책 효과를 설명할 전문가를 찾아보라"며 "필요하다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 위원 교체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이 인사 교체 카드까지 거론한 건 저출산위가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한 데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답답함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인구 수 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한 여자가 가임기간인 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2명이었고 올해 0.68명으로 사상 첫 0.6명대에 진입한다. 내년에는 0.65명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의료계에선 저출산 현상이 의대생들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한다.
최용재(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 대한아동병원협회장은 "현재의 합계출산율 '0.6명'은 바닥이 아니라는 점을 정책 입안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한다"며 "출산율을 합리적으로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유치원이 '노치원'이 돼 가듯 결혼식장이 장례식장으로 바뀌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인구 문제를 총망라할 수 있는 '인구청'을 신설하고 △복지부 등 관계 부처에 '소아청소년 의료과' 같은 전문 조직 설치하는 방법을 정부에 제언했다. 인구 문제를 전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부 부처가 꾸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용재 회장은 "합계출산율 0.6명은 0.5명, 0.4명으로 지속해서 낮아질 게 뻔하므로 이대로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엔 형식적이고 요식적이지 않도록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대책다운 대책'을 내놓고 실천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