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사직서 제출을 하루 앞둔 의대 교수들이 이번 의료 공백 사태 이후 여당 대표와 처음 만나 대화의 물꼬를 텄다. 의대 입학정원 증원 문제를 두고 정부와 의사단체가 한 달 넘게 '강 대 강' 대치 국면을 이어온 가운데, 파국을 막고 화해하는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간부는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나 5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날 면담은 전의교협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면담에는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연세대 의대 교수협의회장), 조윤정 전의교협 비대위 홍보위원장(고려대 의대 교수의회 회장) 등이 나왔다.
전의교협 측은 한 위원장과 면담 직후 백브리핑을 하려 했지만 돌연 취소하고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한 위원장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피해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정부와 의료계 간에 건설적인 대화를 중재해달라는 요청을 제가 받았다"며 "아울러 의료계에서도 정부와 건설적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말씀도 저에게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양측간 협의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다시 만나기로 했느냐'는 질문에 "지켜봐 달라"며 "제가 하는 게 건설적으로 대화하는 것 도와드리는, 이 문제를 푸는 방식을 제시하고 이런 것을 말씀드린 거라 지켜봐 주시면 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간 전의교협은 정부가 의대 증원 과정에서 의료계와 대화 의지가 없다고 비판해오던 터였다. 조윤정 전의교협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지난 22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정부로부터 대화 제안을 받은 것과 관련해 "안건도 없이 문자만 달랑 온 것이 전부였다"며 "과연 같이 만나서 대화를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양측의 만남과 한 위원장의 해당 발언은 의대 교수들이 25일 단체로 사직서를 내기 하루 전이라는 점, 한 위원장이 정부와 의사들 간 중재 역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미뤄볼 때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또 이번 만남이 전의교협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파국만은 막아보자는 의대 교수들의 심경이 반영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전의교협은 오는 25일부터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과 더불어 근무 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전의교협은 다음 달 1일부터 외래 진료도 최소화한다고 밝혀 의료 공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