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재생의료 선진국'으로 불린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재생의료 안전성과 접근성을 법제화한 특화 법률을 만들었고, 현재도 필요한 부분을 손보며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다. 한국도 희귀·난치질환자 치료 접근성을 높인 개정안을 마련했단 점은 고무적이지만 치료제도 신설 등 변화와 관련된 보완 과제도 산적한 상황이다.
2010년 재생의료 규제가 없던 당시, 원정 치료차 일본을 방문했던 70대 한국인 환자가 줄기세포 투여 후 폐동맥 색전증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현지에선 연구 단계의 줄기세포 투여가 의사 재량에 따라 '자유진료' 형태로 이뤄지는 실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자유진료는 후생노동성이 승인하지 않은 치료나 의약품을 사용해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진료도 환자와 의료기관 간 동의를 거치면 의료기관이 자유롭게 진료 내용과 비용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일본이 재생의료 치료 '원정지'로 떠오른 배경이기도 하다.
이에 일본은 재생의료 임상연구와 자유진료를 관리하는 목적의 '재생의료안전법'을 2013년 마련, 이듬해 시행에 나섰다. 전 세계 처음으로 재생의료를 제도화해 환자에 적용한 사례다. 일본은 자유진료를 허용하면서도 이를 법의 틀 안으로 들여와 연구·치료 신고체계 등을 마련해 관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엔 재생의료안전법 내 범주 외의 생체 내(In vivo) 단계의 유전자 치료도 정부 당국이 심의사항에 대해 현장점검 할 수 있도록 개정, 심의 공정성과 안전성을 보완 중이다.
후생성은 2015년 '선두주자'란 의미의 '사키가케(SAKIGAKE) 지정' 제도를 시행, 희귀·난치질환 혁신 의약품·의료기기·재생의료 제품의 △기초·임상연구 △치료·심사 △안전대책·보험적용 △해외진출 등을 적극 지원 중이다. 2022년부터는 재생의료 연구·개발과 제조기반 등에 2000억원을 투자하는 '재생·세포의료·유전자치료 프로젝트'도 추진하며 국가 차원의 지원이 활성화됐다. 이는 성과로도 이어졌다. 2020년 이후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승인을 받은 세포·유전자치료제는 13개로, 이 중 6개가 일본 자국 제품이다. 반면 국내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문턱을 넘은 제품은 4개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모두 외국 제품이다.
한국과 일본은 재생의료 연구·치료계획 적합성에 대해 심의위원회의 사전 심의가 필요하단 절차는 같지만 운영 방식 등에선 차이가 있다. 일본은 전국에 166개(지난해 9월말 기준)에 달하는 '(특정)인정 재생의료 위원회'를 운영하고, 한국은 중앙 부처에 심의위가 단일 운영된다. 일본은 심의위 조직이 지자체 단위로 쪼개져 설치, 심사가 진행돼 연간 약 10만명이 재생의료 치료를 받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안전관리 측면에선 국내 제도가 앞선다. 일본은 위험도가 낮은 치료는 지역 단위에서 심사하고 고위험 치료는 인정위 심사를 거쳐 후생성에 보고되는데, 후생성은 재심사 없이 통계 관리 정도만 관리하고 있다. 이에 진료 자유도는 높지만 안전성 측면에선 여전히 보완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반면 한국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첨단재생의료 안전성 모니터링·이상반응 조사 △임상연구 장기추적조사 등을 수행, 국가 차원에서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한 상태다.
국내의 경우 이제 막 개정안이 시행된 만큼 보완책도 필요하다. 특히 환자 부담이 큰 고액의 치료비에 대해 평균 가격이 형성돼야 한단 의견이 나온다. 비급여인 첨단재생의료 치료는 재생의료기관에서 비용을 산정하고 환자 측이 전액 본인 부담해야 한다. 신꽃시계 복지부 첨단의료지원관(국장)은 본지 통화에서 "시술 종류가 다른 만큼 정부가 청구 비용 수준을 먼저 제시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심의 과정에서 비용 관련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본다. 의료기관별 비용 데이터를 비교해 무리한 청구가 불가하게끔 체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약품 개발 관련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있다. 개별 치료가 아닌 보편적 치료 관점에서의 전환을 위한 지원 강화가 있어야 한단 지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목표하는 종착지는 의약품 허가를 통한 보편적 사용"이라며 "심의 과정에서 의약품화될 수 없는 타당한 이유를 판단해 심의에 반영할 계획이다. (개정안 내)임상과 치료의 분리 목적은 최대한 많은 치료제를 의약품으로 진입시키기 위한 데 있으며 추후 보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