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스 워드, '이 치료'로 슈퍼볼 뛰었다…퇴행성 관절염까지 영역 확장

박정렬 기자
2025.04.09 15:48

정형외과 '회색 환자' 사라진다 ④. 끝. 퇴행성 관절염

[편집자주] 고령화 사회를 맞아 '삶의 질'을 결정짓는 정형외과 분야 의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진통제 등 약물 효과는 작고, 수술하기는 이른 소위 '회색 환자'들도 적합한 치료를 통해 통증과 기능장애에서 해방되는 사례가 나온다. 어깨·무릎·발(족부) 등 주요 정형외과 질환에 도입된 새 치료법들의 기전과 효과, 부작용을 4회에 걸쳐 정리한다.
한 예능 프로그램 녹화 현장에서 하인스 워드가 럭비공을 차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DB

진통제 등 약물은 효과가 작고, 수술하기는 이른 중기 퇴행성 무릎 관절염 치료에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Platelet Rich Plasma, 이하 PRP) 주사 치료가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인은 미국 미식축구 스타이자 한국계 미국인인 하인즈 워드가 2009년 받은 치료로 PRP를 기억한다. 그는 무릎 측부인대 손상을 당한 후 복귀까지 최소 4~6주 걸릴 것으로 점쳐졌지만 PRP 주사로 2주 만에 회복해 슈퍼볼(미국 미식축구 리그 결승전) 경기에 출장했었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평가위원회는 지난 12월 '무릎 골관절염의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관절강내 주사'를 신의료기술로 승인·고시했다. 위원회는 평가보고서를 통해 "중기 무릎 관절염의 통증을 완화하고 기능을 개선하는데 유효하다"며 "심각한 합병증도 보고되지 않아 안전성 또한 수용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정훈 힘찬병원 관절클리닉 의무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이 PRP 시술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힘찬병원

우리나라에서 300만명가량이 앓는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 연골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외부 충격으로부터 관절을 보호하는 능력이 줄어든 상태를 말한다. 연골 손상 정도와 증상에 따라 단계가 구분되는데, 연골이 모두 닳아 관절 위아래 뼈가 부딪쳐 통증이 심한 말기에 이르면 인공관절 수술 외에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전통적으로 퇴행성 관절염 치료에 있어 의료계의 고민은 '중기 단계' 관리였다. 초기에는 소염·진통제로 통증을 다스리며 주변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것만으로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무릎은 일상생활에서 계속 사용하다 보니 병이 진행할 수밖에 없는데, 진통제가 듣지 않은 '중기 단계'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었다. 스테로이드나 히알루론산 주사 등을 맞지만 근본적인 통증·기능 개선은 어렵다는 한계가 따랐다.

이정훈 힘찬병원 관절클리닉 의무원장은 "중기 무릎 관절염 치료법에 대한 연구는 오래전부터 활발하게 이뤄져 왔다"며 "퇴행성 관절염 중기 단계에서는 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고, 통증과 기능을 개선해 인공관절 수술 시기를 최대한 늦추거나 가능한 한 받지 않는 것이 치료의 목표"라고 말했다.

'PRP 주사 치료' 중기 관절염 해결사로

PRP 주사 치료는 정형외과의 팔꿈치(테니스엘보)와 어깨(회전근개 봉합술) 치료나 안과·산부인과 등에서 이미 쓰이고 있다. 자기 혈액을 30㎖가량 채취한 후 원심 분리를 진행해 농축된 PRP를 추출, 활성화 과정을 거쳐 무릎 관절강에 주사하는 방식이다. 자기 혈액을 사용하는 만큼 면역거부반응 등 부작용이 거의 없고,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통증 억제, 기능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환영받았다.

이런 PRP가 이번 신의료기술 지정을 통해 퇴행성 관절염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까다로운 중기 관절염 치료에 '새로운 선택지'가 된 것이다. 이정훈 의무원장은 "PRP는 1마이크로리터(μl) 당 혈소판이 약 100만개 이상으로, 일반 혈액보다 4~7배 높게 농축된 상태"라며 "활성화된 혈소판이 혈액 응고, 성장인자 방출, 염증 반응 조절, 혈관 신생 유도, 세포 이동 촉진 등 치료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무릎 관절증 환자 수./사진=힘찬병원

특히 힘찬병원은 특허받은 기구와 장치를 사용해 추출의 정확도를 높이고, 활성도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추출 시 다른 성분이 들어가면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농축물 속의 성장인자가 활성화될수록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농축물의 유실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특허받은 특수 활성화 장치와 주사기의 결합 강도를 높인 프로 '액트 플러스'(PRO ACT+)를 제조사와 공동으로 연구·개발해 지난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았다.

PRP 주사 치료는 입원하지 않고 외래에서 당일 시술이 가능해 환자의 접근성·편의성이 높다. 다만 처음부터 PRP를 권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진통제 등 먹는 약이나 스테로이드, 히알루론산 주사 치료를 1년 이상 했어도 반응이 없는 중기 관절염 환자가 주요 치료 대상이다. 이 의무원장은 "성장인자 등 치유 반응이 천천히 진행되는 만큼 평균 3개월 이후 중장기적인 효과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라며 "상태에 따라 3~5회 이상 치료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임상적으로 환자 70~80%에서 일상생활 큰 무리 없이 만족할만한 결과를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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